지난 1년간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30% 이상 급등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홍콩 행정장관(정부수반)이 공개적으로 부동산 버블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중국 갑부들이 경쟁적으로 홍콩의 고급 주택을 구입,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창 행정장관은 14일 연례 정책연설에서 "최근 일부 호화 아파트들이 고가에 거래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내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자산 버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당국은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빠른 시간 안에 시장에 부동산을 공급하는 방안을 관련 기관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정부는 주택 공급을 늘려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1960~1970년대 만들어져 현재 상당수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 구시가지에 대한 대대적인 재개발사업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홍콩 정부 최고 당국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발언 몇 시간 만에 170평짜리 고급 아파트가 670억원에 팔리는 등 홍콩의 부동산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헨더슨랜드개발은 이날 572㎡(173평) 규모의 초호화 아파트가 4억3900만홍콩달러(약 5660만달러)에 판매됐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