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로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회사 측이 긍정적인 4분기 전망치를 내놓은 데다 원화 강세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여타 철강주들도 덩달아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값 상승과 글로벌 수요 회복을 배경으로 철강과 기계 등 소재 관련주들이 당분간 상대적인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는 15일 3.69% 오른 53만4000원으로 마감하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골드만삭스 JP모건 CS증권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 주문이 쏟아진 가운데 주가는 작년 7월31일(54만1000원) 이후 15개월 만의 최고가로 뛰어올랐다.

포스코의 강세에 힘입어 현대제철(3.06%) 동국제강(3.13%) 현대하이스코(4.25%) 등 다른 철강주들도 나란히 뜀박질했다. 이날 5300억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철강주(1582억원)에 집중됐으며, 업종지수는 3% 넘게 상승하며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포스코가 3분기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등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실적'을 내놓으면서 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승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목표로 제시한 4분기 영업이익 1조7000억원은 증권업계의 평균 예상치인 1조3000억원보다 30%나 높은 수준"이라면서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는 업황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가격 및 원재료 투입 가격은 이미 계약이 완료돼 고정돼 있는 데다 내수가격을 조정할 계획이 없어 1조7000억원대 영업이익은 충분히 달성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맥쿼리증권은 "원 · 달러 환율이 1% 하락할 때마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3%씩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면서 "원화 강세로 수혜가 예상되고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진단했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빠른 가동률 회복에 따른 경쟁력 확대와 엔화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종가보다 27% 높은 68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그동안 IT(정보기술)와 자동차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포트폴리오 내에서 철강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업황이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되고 실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에서 철강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비철금속과 기계 등 다른 소재 관련주들도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전승훈 연구원은 "경기 회복과 함께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글로벌 원자재값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재주들의 상대적 강세를 점쳤다.

기계업종 대표주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1만8900원으로 6.48% 급등했고 두산(5.12%)과 두산중공업(0.56%) 등 두산그룹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의 굴착기 판매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