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한·EU FTA 점수는 최소 A"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닷컴]한·EU FTA의 EU(유럽연합)측 대표를 맡은 캐서린 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5일 가서명이 이뤄진 브뤼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밝은 얼굴로 들어왔다.종아리까지 올라오는 긴 부츠에 다소 캐주얼한 무늬가 들어간 투피스 차림이었다.그는 서명 직후 한국 기자들과 가진 짧은 간담회에서 “우리가 좋은 협상을 했다고 생각다”며 “점수를 매기라면 최소한 A를 줄 것”이라며 협상이 성공적이었음을 강조했다.그는 “특히 지금 같은 경기 불황기에 보호무역을 하려는 움직임에 대항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과 EU 모두에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결과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소회를 밝혔다.
-한·EU FTA는 유럽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한국은 유럽에서 해마다 250억유로 어치의 상품을,60억유로 어치의 서비스를 수입하는 국가일 정도로 중요한 무역 대상국이다.이번 협상은 서비스와 농업 등 몇 가지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했다.첫째,서비스 부문에서 한국의 통신분야 장벽을 제거하는 효과를 봤다.둘째,평균 35% 가량의 관세가 붙는 농업 분야에서 장벽이 사라졌다.EU의 수출품목 중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도 관세가 없이 수출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셋째,자동차·기계·화학 등 공산품에 붙었던 120억유로 수준의 한국측 관세가 없어진다.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산은 1~4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작년 서울에 갔을 때 거리에 많은 유럽산 자동차가 오가는 것을 보고 인상깊게 생각했다.만약 한 자동차 생산업체가 2만5000유로짜리 차를 판다면 이 중 2000유로 정도의 관세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기계류에서도 연간 4억5000만유로,화학제품에서는 1억5000만유로의 관세를 내지 않게 된다.이외에도 한·EU FTA는 지적재산권(IPR)과 경쟁정책 지속가능한 발전 등 앞으로 관세보다 더 중요한 교역 이슈가 될 부분들에서도 양자간 협력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
-일부 회원국과 업계에서 여전히 협상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데 EU의회에서 협상안이 비준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집행위는 협상 과정에서 회원국 정부와 업계와 지속적으로 대화했다.산업계의 우려를 협정에 충분히 반영했다고 생각한다.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묵살됐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EU의회와도 그간 충분히 협상과정을 알리고 논의해 왔으며 의회에서 비준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confident)한다.”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는 의회 비준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의회가 승인하리라는 확신은 자동차 업계 반발 등을 고려한 것이다.한국과 유럽이 각각의 자동차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비중이 3%에 불과하지만 유럽의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접근권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그래서 우리는 한국이 원한 대로 관세환급을 유지하는 대신 유럽 자동차 업계를 위해 환급되는 관세를 5%로 제한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두기로 한 것이다.관세 환급과 세이프가드에 대한 협상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
-(피아트 등 자동차 업계의 이해관계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든 회원국이 가서명에 동의했다.이는 이탈리아 정부도 협정을 지지했다는 의미다.”
-언제쯤 최종적으로 협상이 발효될 것으로 전망하나.
“정확한 날짜를 적시할 수는 없다.일단 협정문을 EU 내 22개 언어로 번역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것이다.”
-다른 지역과의 FTA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여러 협상이 논의 중이다.(교착 상태에 있는) 인도와의 FTA의 경우 이번 주 초에 암샤마 인도 통상부문 대표를 미국서 만나 논의했으며 진전시켜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또 유럽 내 여러 업계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협상을 진행할 만한 시장을 찾고 있다.”
-작년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교체되면서 새롭게 투입됐다.개인적으로 이번 FTA를 이끌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몇년간 진행된 통상협상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집행위원이 된다는 것은 굉장히 환상적인 일이다.그리고 결과가 좋아 매우 기쁘다.특히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려는 시점에 한국과 EU가 FTA를 체결한 것은 의미가 깊다.”
브뤼셀(벨기에)=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한·EU FTA는 유럽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한국은 유럽에서 해마다 250억유로 어치의 상품을,60억유로 어치의 서비스를 수입하는 국가일 정도로 중요한 무역 대상국이다.이번 협상은 서비스와 농업 등 몇 가지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했다.첫째,서비스 부문에서 한국의 통신분야 장벽을 제거하는 효과를 봤다.둘째,평균 35% 가량의 관세가 붙는 농업 분야에서 장벽이 사라졌다.EU의 수출품목 중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도 관세가 없이 수출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셋째,자동차·기계·화학 등 공산품에 붙었던 120억유로 수준의 한국측 관세가 없어진다.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산은 1~4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작년 서울에 갔을 때 거리에 많은 유럽산 자동차가 오가는 것을 보고 인상깊게 생각했다.만약 한 자동차 생산업체가 2만5000유로짜리 차를 판다면 이 중 2000유로 정도의 관세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기계류에서도 연간 4억5000만유로,화학제품에서는 1억5000만유로의 관세를 내지 않게 된다.이외에도 한·EU FTA는 지적재산권(IPR)과 경쟁정책 지속가능한 발전 등 앞으로 관세보다 더 중요한 교역 이슈가 될 부분들에서도 양자간 협력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
-일부 회원국과 업계에서 여전히 협상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데 EU의회에서 협상안이 비준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집행위는 협상 과정에서 회원국 정부와 업계와 지속적으로 대화했다.산업계의 우려를 협정에 충분히 반영했다고 생각한다.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묵살됐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EU의회와도 그간 충분히 협상과정을 알리고 논의해 왔으며 의회에서 비준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confident)한다.”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는 의회 비준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의회가 승인하리라는 확신은 자동차 업계 반발 등을 고려한 것이다.한국과 유럽이 각각의 자동차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비중이 3%에 불과하지만 유럽의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접근권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그래서 우리는 한국이 원한 대로 관세환급을 유지하는 대신 유럽 자동차 업계를 위해 환급되는 관세를 5%로 제한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두기로 한 것이다.관세 환급과 세이프가드에 대한 협상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
-(피아트 등 자동차 업계의 이해관계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든 회원국이 가서명에 동의했다.이는 이탈리아 정부도 협정을 지지했다는 의미다.”
-언제쯤 최종적으로 협상이 발효될 것으로 전망하나.
“정확한 날짜를 적시할 수는 없다.일단 협정문을 EU 내 22개 언어로 번역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것이다.”
-다른 지역과의 FTA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여러 협상이 논의 중이다.(교착 상태에 있는) 인도와의 FTA의 경우 이번 주 초에 암샤마 인도 통상부문 대표를 미국서 만나 논의했으며 진전시켜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또 유럽 내 여러 업계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협상을 진행할 만한 시장을 찾고 있다.”
-작년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교체되면서 새롭게 투입됐다.개인적으로 이번 FTA를 이끌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몇년간 진행된 통상협상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집행위원이 된다는 것은 굉장히 환상적인 일이다.그리고 결과가 좋아 매우 기쁘다.특히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려는 시점에 한국과 EU가 FTA를 체결한 것은 의미가 깊다.”
브뤼셀(벨기에)=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