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신차 'K7(가칭·개발명 VG)'에 드리워진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16일 국내외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4일로 신차발표회가 예정된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 'K7'은 성능과 기술력, 디자인에 있어 크게 진보한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이날 익명의 네티즌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한, K7 양산형의 렌더링 이미지로 추정되는 사진은 지난 4월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됐던 컨셉트카 VG(KND-5)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 코(Tiger Nose)' 형상이 더욱 강조됐다.

출시될 라인업의 엔진 등 제원도 이날 일부 공개됐다.

K7은 2.4ℓ와 3.5ℓ 모델이 주력이다. 신형 2400cc급 세타2 4기통 엔진이 탑재된 모델은 가솔린을 엔진으로 직접 쏴주는 직분사방식(GDI)으로 최고출력은 201마력에 이른다.

3.5ℓ 모델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에도 탑재됐던 3500cc급 람다2 6기통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출력 279마력의 힘을 가진 엔진이다. 2.7ℓ나 3.8ℓ급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 출시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밖에 2200cc급 4기통 엔진을 탑재한 모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델에는 모두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가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구동방식은 앞바퀴로 동력이 전달돼 차량이 움직이는 전륜구동방식이 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내년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개발명 HG)'에 탑재되는 시스템과 동일하다.

전륜구동뿐만 아니라 상시 4륜구동(AWD) 시스템의 채택 여부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형에 따라 네 개의 바퀴에 동력 전달이 전환되는 AWD는 해외 고급차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기술로, 국내 승용차로는 현재 쌍용차의 대형세단 '체어맨W'에만 적용됐다.

국내 완성차업체로는 처음으로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한 'K7(기아의 K와 배기량 등급에 따른 숫자 7을 합친 것)'이라는 상품명에 대해서는 기아차 안팎에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K7이라는 이름 그대로 출시를 하게 될 지 의견이 나뉘고 있다"면서도 "출시일이 임박해 사실상 대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7은 다음달 신차발표회가 예정돼 있으며 본격적인 시판은 12월이 될 전망이다. 북미, 유럽시장 등 해외 수출은 내년 중반으로 계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미정이나 사양에 따라 3000만원대 초반에서 후반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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