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관리공단이 지난해 주식투자로 3500억원을 날리는 등 방만 경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이 16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2005년부터 올해 8월까지 비리 공무원 등에게 328억1800만원의 퇴직연금을 부당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281억8300만원은 아직 회수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들어서도 이사장 및 감사,임원,2급 이상 간부 67명에게 총 3억7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밑빠진 독'이란 지적을 받았다.

주식투자로 지난해 3529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혈세 낭비도 여전했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투입된 정부보전금은 지난해 1조4295억원에 달했다. 2006년 6477억원,2007년 9892억원과 비교해 급증한 수치다. 공무원 연금의 적자 규모가 늘어나자 정부는 내년 예산에 2조4037억원 규모의 적자보전액을 편성한 상태다.

공단은 또 최근 3년간 공무원 자녀들에게 521억원의 무이자 해외유학 자금을 대출,특혜 논란을 일으켰다.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의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07~2009년 9월 공무원들이 본인이나 자녀의 해외 유학을 위해 대출받은 사례는 7891건이었다. 건당 평균 661만원으로 전액 무이자로 대출됐다.

대출 규모도 △2007년 117억7300만원 △2008년 182억2300만원 △2009년(~9월) 221억8400만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부처별로는 교육과학기술부 등 교육 관련 공무원들의 대출이 총 3634건(2007~2009년 6월)으로 52.9%를 차지했다. 시 · 도 공무원 1193건,경찰 공무원 41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유학이 440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1005건) 중국(831건)도 선호도가 높았다.

이 의원은 "해마다 거액의 혈세가 공무원연금에 들어가는데도 공단은 성과급을 그대로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으로 재정적자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