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소비자시민모임 자원실장은 에너지 및 환경문제와 소비자문제를 연계한 시민운동을 벌여 녹색소비생활 확산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실장은 특히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데 힘을 쏟았다. 지속 가능한 소비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환경 및 자원'이다.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은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고,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소비자 삶의 질 향상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면서 자원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해답을 에너지 효율화에서 찾았다. 이를 위해 에너지 및 환경문제를 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고 기기 건물 수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녹색생활 실태와 인식을 조사했다.

이 같은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소비자 의식 변화를 위한 교육과 홍보 및 정보 제공 활동을 벌여 녹색 소비생활 실천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에너지 효율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품목의 효율관리제도 도입을 정부에 제안,효율 관리 품목에 포함되도록 한 것도 이 실장의 숨은 노력이 뒷받침했다.

또 지난 13년간 실시한 '에너지위너상' 프로그램을 주도하며 기업들이 에너지 고효율 기술을 개발하고 친환경 제품 생산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에너지위너상 프로그램은 소비자단체가 주도하고 기업 정부 언론이 협력해 에너지 효율화를 확산해온 대표적인 실천 사례다.

이와 함께 UN 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와 공동으로 수차례 에너지 효율화 및 지속 가능한 소비 · 생산의 확산을 위한 국제포럼을 개최해 국내 에너지 효율화 성공사례를 해외에 전파했다. 이 실장은 여기에 더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주제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NGO(비정부기구)포럼을 통해 에너지와 환경의 공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국제적인 공감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 같은 활동은 기업과의 협력,국제기구와의 연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소비생산의 개념을 확산시키고 에너지 효율화 실천을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실장이 일하고 있는 소비자시민모임은 한국사회에서 국제적인 시각과 전문성을 갖고 소비자운동을 전개하자는 취지로 1983년 창립한 자발적 · 비영리적 · 비정치적 전문 소비자 단체다. 자발적인 소비자운동을 통해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게 목적이다.

소비자시민모임 활동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활동,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운동,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활동이다. 이 가운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유형으로의 변화를 위한 활동은 녹색생활과 맥이 닿아 있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실증자료에 의해 판단하고,그것을 기초로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소비자시민모임은 앞으로도 녹색생활 실천을 위한 활동을 더욱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