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커뮤니티'(공동체) 시설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독서실 배드민턴장 경로당 정도에 불과했던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골프연습장은 물론이고 수영장 사이언스파크 카약장 조깅트랙 게스트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이란 아파트 입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면서 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단지 내 운동 · 휴식 공간 및 물놀이 시설 등을 말한다.

커뮤니티 시설이 규모나 기능면에서 이처럼 발전하고 있는 것은 입주민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분양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아파트 평면 차별화에 한계를 느낀 건설업체들이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를 찾기 위한 한 방법으로 커뮤니티 시설을 고급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수영장에다 유아풀장이 더해지고 실내골프장에도 스크린골프시설이 설치되는 것은 물론 일부 단지에는 영어체험 공간까지 생기는 등 다양한 가족 구성원을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이 꾸며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운동은 단지 안에서 해결

20일부터 인천 청라지구에서 1순위 청약을 받는 반도건설은 청라 아파트 단지 안에 축구장 2배 크기의 중앙광장을 조성하고 800m가 넘는 단지 순환 조깅트랙을 만들 예정이다. 오는 23일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1365세대 단지 모델하우스 문을 여는 한라건설은 단지 중심부에 4600㎡에 달하는 오픈광장을 만든다. 이 곳의 상당 부분은 서울광장과 비슷한 잔디광장을 조성,입주민들이 휴식과 함께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입주가 시작된 남양주 '진접 센트레빌 시티'는 1030m 길이의 '칼로리 트랙'을 조성했다. 구간 별로 칼로리를 체크해 입주민들의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이 이달 수원 광교신도시에 분양 예정인 래미안 아파트에는 실내체육관이 들어선다. 높이 8m,면적 409㎡ 규모의 이 체육관에는 배드민턴장 2개면과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진화하는 물놀이 시설

오는 11월 고양시 성사동에서 분양될 예정인 삼성물산의 '래미안 휴레스트'(후분양제 아파트)는 물놀이 커뮤니티 시설에 신경을 썼다. 정규 수영장에다 유아 풀(Pool)장까지 갖춰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안전하게 수영할 수 있도록 했다.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도 설치됐다.

20일 청라지구에서 1순위 분양에 들어가는 '청라 제일풍경채'는 청라지구에서 유일하게 수영장과 함께 유아 풀장과 건식 및 냉온탕 남녀 사우나 시설을 도입했다.

지난해 말 입주한 서울 반포동 '반포자이'는 수영장 스파 등의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인기를 끌고있는 것은 어린이를 위한 '미니 카약장'.물놀이와 놀이터 기능을 혼합한 이 시설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한 뒤 몸을 씻을 수 있는 샤워장도 설치돼 있다.

오는 21일 영종하늘도시에서 분양을 시작하는 '우미린'은 야외에 음악분수를 설치할 예정이다. 물놀이 시설이 들어가는 어린이 놀이터도 조성할 계획이다.

◆교육 기능도 가미

대우건설이 이번 주 분양에 들어가는 충남 당진군 '당진1차 푸르지오' 단지에 우주왕복선 형태의 놀이터인 '사이언스 파크'가 만들어진다. 이 사이언스 파크는 교육전문가들의 자문을 토대로 개발한 시설로 어린이들이 놀면서 기초 과학지식을 습득하고 우주공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대우건설 측은 설명했다.

올 상반기 완공된 대구 수성구 동일하이빌 단지는 '영어마을'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YBM시사어학원이 운영하는 이 곳에는 영어 체험공간과 다양한 학습시설이 만들어져 있다. 입주민 자녀는 2년간 무료 수강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우미건설은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단지 최상층에 입주자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1788채 규모의 두산 아파트는 31층에 손님을 위한 '게스트 룸'과 잔치 및 세미나 등을 열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박원갑 부동산일번지 대표는 "특화된 커뮤니티 시설이 분양 마케팅의 핵심 요소의 하나로 작용하는 만큼 단지 내 고급 시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