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은행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4%대 후반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예금 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지금이 예금 가입의 적기라고 볼 수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르기를 무작정 기다리고 있기보다는 현금 자산의 일부는 정기예금에 넣어 확정된 수익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향후 주가 상승세를 확신하지 못하고 펀드를 환매한 투자자라면 정기예금을 통해 자산 운용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우대금리 잘 살펴야

지난 16일 기준으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기업은행의 '서민섬김예금'이다. 1년 만기로 가입할 경우 기본 금리는 연 3.8%이고 각종 우대금리를 합치면 최고 연 4.8%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과 처음 거래하는 고객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고 급여이체나 신용카드 가입 등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로 적용된다.

다른 은행의 정기예금도 대부분 4%대 후반(1년제 기준)의 최고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4.7%이고 국민은행 '허브정기예금'은 최고 연 4.6%의 이자를 지급한다. 외환은행 '예스큰기쁨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은 최고 연 4.6%의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신한은행은 이달 말까지 'U드림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최고 연 4.54%의 이자를 준다.

예금 상품을 고를 때는 은행 측이 제시하는 금리 외에 우대금리 조건도 잘 살펴야 유리한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은행은 일반적으로 우대금리를 최대한 반영한 최고 금리를 제시하기 때문에 우대금리 조건을 만족하지 못할 경우 생각했던 만큼의 금리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일례로 우리은행의 '자전거정기예금'은 1년 만기 상품의 최고 금리가 연 4.6%로 최고 금리만 비교했을 때는 같은 은행의 '키위정기예금'(최고 연 4.7%)만 못하다. 그러나 '키위정기예금'은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예치금액이 5000만원 이상 돼야 하고 은행 거래 실적도 많아야 하는 등 우대금리 조건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반면 '자전거정기예금'의 우대금리 조건 중에는 자전거 이용 서약,신용카드 가입 등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또 같은 상품이라도 예치금액에 따라 적용되는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예치하고자 하는 금액으로 가장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유동성 높인 정기예금 주목

정기예금은 투자 상품보다 기대수익률이 낮다는 것 외에 만기까지 목돈이 묶인다는 단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상품도 다수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상품은 금리는 다소 낮지만 일반 정기예금에 비해 유동성 있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나은행의 '하나 3 · 6 · 9 정기예금'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연 4.3~4.5%의 금리가 적용되고 가입 후 3개월,6개월,9개월 되는 날에 해지를 하면 연 2.9~3.6%의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중도해지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고객이 필요에 따라 융통성 있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한은행의 '민트정기예금'은 추가 입금과 중도해지를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여윳돈이 생기면 추가로 입금을 하면 되고 돈을 인출해야 할 일이 생겼을 경우에는 입금회차를 선택해 꺼내 쓸 수 있다. 1년 만기의 최고 금리는 연 4.3%다.

◆단기는 고금리 보통예금이나 CMA

1~3개월의 초단기로 운용할 자금이라면 수시입출금식 통장 중에서도 이용해 볼 만한 상품이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참 똑똑한 A+ 예금'과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통장'은 입금 건별로 31일 이상 예치한 자금에 대해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참 똑똑한 A+예금'은 최고 연 4.2%,'두드림 통장'은 연 3.6~6.1%의 이자를 지급한다. 단,'두드림 통장'의 최고금리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한 달 신용카드 사용액이 200만원 이상 돼야 한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하루만 맡겨도 연 4%대의 이자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급여이체 등의 조건에 해당되지 않으면 연 2%대의 기본금리만 적용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진투자증권의 '유진 챔피언 CMA'는 최고 금리가 연 5.1%이지만 이 같은 금리를 받으려면 예치기간이 1년이 넘어야 한다. 예치기간이 1년이 안 되면 기간별로 연 2.75~4.3%의 금리가 적용된다.

우대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면 증권사보다는 종금사 CMA가 유리하다. 종금사 CMA는 특별한 조건 없이 연 3%대의 이자를 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