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실기업들이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가며 버티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연구원 이지언 선임연구위원은 18일 금융브리핑에 게재한 '우리나라 부실기업의 특징' 보고서에서 "비금융 상장기업 1천602개 가운데 2008년 기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은 561개(36%)이고 그 중 289개(18%)는 3년 연속, 82개(5%)는 7년 연속 100%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수년간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에 머문 기업은 주로 통신장비, 미디어, 섬유.의복, 전자장비.부품, IT서비스 등 첨단산업이거나 사양산업이었다.

이 위원은 "부실기업들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이 매우 낮고,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퇴출된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차입금 비중은 7년 연속 부실 기업이 67.8%로, 전체 평균에 비해 33.6%포인트나 높아 유동성 위험에 크게 노출돼있다"며 "그러나 부실기업의 부동산 보유 비중과 증가율은 오히려 높다"고 말했다.

그는 "우량기업은 자산 중 토지.건물의 비중이 일정하지만 부실기업은 대기업일수록 부동산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지난 2006∼2008년에 큰 폭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