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주가상승 무드에 취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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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세계 각국의 주가가 대폭 올랐다. 최근 미국 다우지수가 10,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3월 초 저점 대비 50% 이상 올랐다. 한국은 연초에 1100대로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가 현재 1600대로 40% 정도 올랐으며,중국은 60%,인도도 90%가량 상승했다.
보통 주가를 경기선행지수로 본다. 주가를 보면 앞으로의 경기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가가 오르면 경기가 상승국면에 들어가고,주가가 내려가면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갈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가급등으로 경기회복이 임박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급등이 경기회복의 신호탄일까.
경제지표만을 놓고 보면 그렇게도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마이너스 성장세가 크게 축소되었으며,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9% 성장했다. 한국도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기 대비 5.6% 증가해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치보다 0.3%포인트 높은 2.6%를 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회복세가 자생적이지 않고 인위적이라는 데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천문학적인 재정지출과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통화정책으로 엄청난 규모의 유동성을 풀었다. 최근의 '경기회복'은 바로 이러한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의 산물이다. 인위적인 경기회복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최근의 주가급등은 저금리 정책의 영향이 크다. 기업가는 자본재 예상수익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때 이자율을 사용한다. 이자율이 높으면 현재가치가 낮고 이자율이 낮으면 현재가치가 높다. 인위적으로 이자율을 낮추면 기업가는 자본재 예상수익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때 그 낮아진 이자율을 사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본재의 현재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주식은 자본재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식의 현재가치는 인위적으로 낮아진 이자율로 인해 높아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높아진 현재가치까지 주가를 끌어 올리게 돼 주가가 상승한다. 최근의 주가 상승은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되지 않은 것으로 '거품'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많은 재화들의 가격이 올랐다. 연초에 비해 금값이 12.2% 올랐고,구리 가격은 90% 이상 올랐으며,유가는 68% 정도 뛰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가격 인플레이션이 머지않아 가시화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되면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긴축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가 또 발생할지 모른다.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 확대정책을 지속한다면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초인플레이션이다. '여우 피하다 호랑이를 만나는 격'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은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켜 생산적인 경제활동이 증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정부의 힘이 아닌 시장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정부가 개입해 경기를 부양하려고 하면 할수록 생산적인 경제활동은 줄고 문제가 악화된다. 불황은 잘못된 투자가 정리되는 기간이다. 여기에 정부가 개입하면 정리돼야 할 비생산적인 활동이 그대로 유지돼 실질적인 부를 만들어 내는 경제 능력을 약화시킨다.
주가가 오르고 일부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해서 경제가 회복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이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가 상승 무드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안재욱 < 경희대 대학원장 · 경제학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
보통 주가를 경기선행지수로 본다. 주가를 보면 앞으로의 경기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가가 오르면 경기가 상승국면에 들어가고,주가가 내려가면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갈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가급등으로 경기회복이 임박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급등이 경기회복의 신호탄일까.
경제지표만을 놓고 보면 그렇게도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마이너스 성장세가 크게 축소되었으며,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9% 성장했다. 한국도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기 대비 5.6% 증가해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치보다 0.3%포인트 높은 2.6%를 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회복세가 자생적이지 않고 인위적이라는 데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천문학적인 재정지출과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통화정책으로 엄청난 규모의 유동성을 풀었다. 최근의 '경기회복'은 바로 이러한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의 산물이다. 인위적인 경기회복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최근의 주가급등은 저금리 정책의 영향이 크다. 기업가는 자본재 예상수익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때 이자율을 사용한다. 이자율이 높으면 현재가치가 낮고 이자율이 낮으면 현재가치가 높다. 인위적으로 이자율을 낮추면 기업가는 자본재 예상수익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때 그 낮아진 이자율을 사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본재의 현재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주식은 자본재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식의 현재가치는 인위적으로 낮아진 이자율로 인해 높아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높아진 현재가치까지 주가를 끌어 올리게 돼 주가가 상승한다. 최근의 주가 상승은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되지 않은 것으로 '거품'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많은 재화들의 가격이 올랐다. 연초에 비해 금값이 12.2% 올랐고,구리 가격은 90% 이상 올랐으며,유가는 68% 정도 뛰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가격 인플레이션이 머지않아 가시화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되면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긴축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가 또 발생할지 모른다.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 확대정책을 지속한다면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초인플레이션이다. '여우 피하다 호랑이를 만나는 격'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은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켜 생산적인 경제활동이 증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정부의 힘이 아닌 시장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정부가 개입해 경기를 부양하려고 하면 할수록 생산적인 경제활동은 줄고 문제가 악화된다. 불황은 잘못된 투자가 정리되는 기간이다. 여기에 정부가 개입하면 정리돼야 할 비생산적인 활동이 그대로 유지돼 실질적인 부를 만들어 내는 경제 능력을 약화시킨다.
주가가 오르고 일부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해서 경제가 회복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이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가 상승 무드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안재욱 < 경희대 대학원장 · 경제학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