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꼭 한 달.국정감사 기간이면 여의도 상권이 들썩인다. 요식업체들은 의원회관에 야식을 배달하느라 정신이 없고 인쇄소들은 국감 자료집을 찍느라 쉴 새 없이 기계를 돌린다. 다름아닌 '국감 특수'다.

국감 기간 국회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치킨과 피자다. 국감 한두 달 전부터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느라 보좌진들은 끼니도 거르기 일쑤다. 간편하게 배달되는 음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다. 한 치킨업체 대표는 "이달 들어 매출이 1.5배로 늘었다"며 "특히 늦은 밤에 국회 본청이나 의원실에 배달하는 건수가 많다"고 밝혔다. 파파존스(피자) 여의도점 관계자는 "국감 기간 20% 정도 매출이 늘면서 다른 달보다 대략 1000만원 정도 수익이 더 난다"고 말했다.

피감기관이 소관 상임위원들에게 배달해주는 음식도 만만치 않다. 한 비서관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 피감기관에서 햄버거 세트와 과일을 돌리곤 한다"며 "피감기관의 명함이나 카드가 들어있는 초밥 도시락을 먹을 때는 잠시 망설여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국회에 출석한 피감기관 직원들도 점심 · 저녁을 근처 음식점에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사를 준비하다보면 여의도를 떠나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

의원마다 의정활동의 성과를 국감 때 총정리하다보니 발간 자료의 양도 엄청나다. 특히 A4용지의 소모가 많다. 한 보좌관은 "피감기관마다 20~30부씩 질의서를 돌리고 50~70여부씩 보도자료를 찍다보면 한 달에 A4용지 4~5박스는 나간다"고 밝혔다. 한 박스당 2500장이므로 의원실별로 1만장이 넘는 종이가 소요되는 셈이다.

정책자료집도 쏟아진다. 의원마다 국감기간 동안 두세 권 이상 자료집을 내는데 한번에 최소 200권 이상 찍어낸다. 여의도의 인쇄소들은 연말 의정보고서 시즌 외에 국감 기간을 최고의 특수로 친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