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이후 단 한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은 것은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

한국을 방문한 가와무라 마코토 교세라그룹 회장(60 · 사진)은 18일 그동안 한눈을 팔지 않고 본업에 전력 투구한 것이 '50년 흑자'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독특한 '아메바 경영'으로 유명한 교세라그룹은 국내에서도 재계의 관심 대상이다.

가와무라 회장은 "회장직에 올라 처음 전 사원에게 목표로 제시한 것은 '원점 회귀'였다"며 "교세라 철학과 아메바 경영 방식을 경영의 중추로 삼고 항상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교세라그룹은 파인세라믹스,반도체,통신기기,사무기기 등을 생산하는 일본의 대표적 전자부품 기업으로 전 세계에 200개가 넘는 관계사를 두고 있다. 1973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36년 동안 교세라에서 일해 온 가와무라 회장은 올해 3대 회장에 올라 교세라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교세라그룹은 세계적 경기 불황 속에서도 매출 1조2800억엔,세전 이익 558억엔으로 흑자경영 전통을 이어갔다. 가와무라 회장은 "교세라는 경기 불황 이후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교세라 관련 기업 중 미국을 제외한 일본과 한국에서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고 고용 규모도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많은 기업이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있지만 교세라는 '사업 다각화'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교세라미타를 설립하고 한국 사무자동화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래 시장과 관련해 특히 태양광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온 가와무라 회장은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민주당 정권 출범에 강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가와무라 회장은 "태양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환경 관련 사업과 의료 기기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2~3 차례 한국을 찾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가와무라 회장은 "한국인은 일하는 방식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라며 "매번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좁은 내수시장이란 한계 탓에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교세라그룹은 이미 국내에 한국교세라정공 교세라코리아 교세라엘코코리아 등 현지 법인을 두고 있으며 한국을 중국과 인도 진출의 전진 기지 및 지원 기지로 삼고 있다.

가와무라 회장은 한국 음식을 즐기는 한식 마니아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에 오면 역시 음식이 최고"라며 "아내가 집에서도 자주 끓여주는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가와무라 회장은 교세라그룹의 창업자로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도 한국 파전을 매우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이진원 한경비즈니스 기자 zinone2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