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상냥하고 친절한 듯한 비행기 여승무원(스튜어디스)이 가장 난감한 순간은? 예전에 식당 가서 종업원에게 신경질을 부렸는데,그 종업원을 기내에서 손님으로 다시 만났을 때!'

스튜어디스의 직업과 일상,애환이 담긴 책 '스튜어디스 비밀노트'가 18일 출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정진희 사무장(41)을 비롯해 평균 10년 안팎의 비행 경험을 가진 승무원 8명이 각자의 에피소드를 모으고 직접 삽화까지 그려 넣었다. 예쁘고,예의 바르고,항상 웃음을 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아가는 스튜어디스의 삶과 그들의 진짜 속마음을 담아냈다.

책은 승무원들의 비행,여행,만남,생활,직업,일상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승무원 입사 및 훈련과정 중 겪은 에피소드부터 해외 맛집 소개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직접 그려 넣은 삽화에는 승무원들의 애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여러 상황을 녹여냈다. 스튜어디스가 가장 좋아하는 손님은 '휴대폰 전원 꺼놓는 사람',손님에게 물을 엎지르는 실수를 했을 때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등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중국으로 쫓겨나는 불법 체류자 부부의 눈물 이야기 등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일화들도 포함됐다.

정 사무장은 "평소 글쓰기와 그림에 재주가 있는 승무원들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여 자신들의 일상 생활을 털어놓으면서 2년간 원고를 모았다"며 "이 책 출간을 계기로 취업 전문기관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오는 등 승무원을 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