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금융업계와 보험업계에 격분했습니다.이들 업계가 정부의 개혁에 반발하면서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백악관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측근들은 일요일인 18일 현지 방송에 출동해 금융사들을 성토했습니다.골드만삭스 등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금융사들이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대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실업률은 9.8%로 치솟고 중소기업들은 아직도 자금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인데 금융사들이 해도 너무 한다는 비판입니다.

실제로 월가는 수익이 개선되고 주식이 올라 대형 금융사들 사이에서 보너스 지급 바람이 다시 불고 있습니다.골드만삭스의 경우 올해 보너스로 200억달러를 임직원들에게 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ABC방송에 출연해 “우리 경제에 중요한 중소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못얻어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이나 금융사들이 늘려야 할 대출은 늘리지 않고 보너스 지급을 늘리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욱이 금융사들은 제2의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금융개혁에 맞서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은 CNN방송에 나와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많은 금융사들이 위기 이전의 정상상태로 회복됐지만 금융개혁을 지원하지는 못할 망정 금융소비자보호청 신설 등에 반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그는 “국민들의 소득은 경제위기로 정체돼 있거나 낮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금융사들은 대규모 보너스를 나눠주고 있어 한심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험사들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습니다.그는 라디오 주례연설을 통해 “지난주 재무위를 끝으로 상원의 상임위원회 5개가 역사상 처음으로 의료보험 개혁안을 통과시켰으나 어떻게든 개혁안을 좌초시키려는 세력들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격은 의료보험 업계를 대표하는 전미의료보험계획(AHIP)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이 단체는 지난주 상원 재무위원회가 개혁법안을 표결하기 전날 상원의 개혁안이 오히려 개인들의 연간 보험료를 2019년까지 4000달러 증가시킬 것이라는 분석자료를 내놓아 고추가루를 뿌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수십년 동안 정부가 의료보험 개혁을 시도할 때마다 보험업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개혁을 중단시키려 해 왔다”고 공격했습니다.“보험업계가 기만적이고 부정직한 광고로 공중파 방송을 채우고,의회에는 로비스트들과 후원금을 보내고 있으며,국민들을 오도하는 연구자료를 생산하도록 뒷돈을 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험사들은 그러면서도 오랫 동안 연방정부의 반독점법 면제 특권을 즐겨왔다”면서 “의회가 관련 법을 당연히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전미의료보험계획은 이에 “우리가 개혁을 중단하자는 것이냐,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라고 역공했습니다.“보험업계의 반독점법 면제 조항을 폐기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우리가 목소리를 높이자 보복을 가하는 조치”라고 되받아쳤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