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발행, 6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강세다.

19일 오전 9시 30분 현재 녹십자는 전날보다 4000원(2.79%) 오른 14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주말 300억원 규모의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더블유상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BW를 발행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300억원의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 현대스위스이상호저축은행, 더블유상호저축은행, 키움증권을 대상으로 CB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단기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BW나 CB 같은 주식연계 채권은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가에 부담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식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를 깍아 먹는데다 물량 부담도 커져서다.

그러나 이번에 발행된 CB, BW의 금리가 비교적 낮은 수준인데다, 주식 전환 이후에도 큰 부담이 안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 채권 발행금액 전액에 대한 권리행사가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주식수는 4.4% 증가하게 된다"며 "하지만 현재 단기차입금 평균 금리와 표면금리의 차이인 약 5.3% 만큼의 조달금리 절감 효과를 감안하면 내년 주당순이익(EPS) 희석 영향은 3.1%에 그친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