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 사이트에 가입했던 남성이 결혼 후에도 유부남인 사실을 숨기고 미혼 여성을 만나다 발각돼 반성문을 게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오전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반성문'이라는 제목으로 한 남성의 사과문이 공개됐다.

김모(31)씨는 "본인은 결혼했음에도 사이트에 접속해 결혼 관련 글을 읽곤 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 내 프로필을 검색한 것을 알게 되었고, 호기심에서 상대방에게 연락해서 만남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만남 횟수가 늘어나면서 상대는 나를 주변에 소개하려고 했고, 이에 부담과 죄의식을 느끼고 상대와 연락을 끊으려고 하다가 상대여성과 어머니에게 결혼사실이 발각됐다" 고 밝혔다.

끝으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한 여성과 그 가족들이 고통을 받았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사과로는 충분치 않아 공개 반성문을 쓰게 됐다. 신분을 속이는 잘못된 만남을 절대 갖지 말라"고 당부했다.

당사자 김모씨는 외국계 무역회사에 다니다 지난해 연말 결혼했다.

유부남이 이같은 행태를 벌인 사실은 직장과 가정에 곧바로 알려졌으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 김모씨는 사과의 뜻으로 선우에 500만원을 기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우는 이 돈을 불우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강북구청에 기부했다.

선우 이웅진 대표는 ""신원을 속이는 일이 생길 경우 인터넷에 이름을공개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방침을 세워왔지만 김씨가 이미 큰 고초를 겪고 상대 여성과 합의했으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어 공개 반성문을 올리는 정도에서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반성문'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0년 10월에도 유부남 A씨가 결혼전 떼어놓은 호적등본으로 회사를 속이고 미혼으로 속이고 단체미팅에 참가했다가 들통나고 말았다.

당시에도 A씨는 모 일간지 사회면에 자신의 비용으로 광고를 내고 "신원을 감추고 준회원으로 가입해 단체미팅 행사에 참가하려했다"며 "경솔함과 철없는 행동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실었다.

김씨의 사연을 접한 인터넷 회원들은 '반성문에 진정한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솜방망이 처벌은 안된다. 소송을 진행해라' '공개된 장소에 글을 올리는 용기는 가상하다' '회사측도 피해자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게재했다.



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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