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은행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국무원(중앙정부)이 주민 중국은행 부행장(55 · 사진)을 IMF 부총재에 앉히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인민은행 부행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달 IMF가 재원 확충을 위해 처음으로 발행하는 SDR(특별인출권) 채권을 최대 500억달러어치 매입키로 하는 등 IMF에서의 위상과 권한 강화를 추진해왔다. 중국은 지난해 초 베이징대 교수 출신인 린이푸를 내세워 처음으로 세계은행 선임 부총재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유럽이 IMF 총재를,미국이 세계은행 총재를,일본이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임명권을 나눠 가졌으나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이 같은 관행을 근절하기로 합의했다. IMF는 현재 존 립스키(미국),가토 다카토시(일본),무릴로 포르투갈(브라질) 등 3명의 부총재를 두고 있다. 도미니크 스토로스-칸 IMF 총재는 내년 2월 임기만료되는 가토 부총재의 후임으로 시노하라 나오유키 전 일본 재무차관의 임명을 최근 제안한 상태다. 중국이 IMF 부총재로 밀고 있는 주 부행장은 존스홉킨스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해외파로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었다.

한편 IMF에서 중국의 투표권 비중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두 번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이날 보도했다. 중국신문사는 고테가와 다이스케 IMF 일본 사무소장의 말을 인용,2011년 1월까지 현재 6위의 투표권을 가진 중국(3.72%)이 일본(6.1%)을 제치고 미국(17.4%)에 이어 세계 2위의 투표권 보유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G20 정상들은 IMF와 세계은행의 지분과 투표권을 각각 2011년 1월,2010년 봄까지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