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베트남에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냉연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포스코는 베트남 생산기지 건설과 함께 동남아 지역 철강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등 아시아 지역 생산 네트워크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냉연공장 준공

포스코는 19일 베트남 호찌민 인근 붕타우성 푸미공단에 연산 120만t 규모의 냉연공장을 완공했다. 총 투자비는 5억2800만달러다. 전용항만을 포함한 부지 면적만 158㏊에 이른다. 포스코는 이 공장에서 자동차,오토바이 등에 쓰이는 냉연제품 70만t과 고급 건자재용 소재인 냉간압연 강대 50만t 등을 생산,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전역에 판매할 예정이다.

2012년 이후에는 2단계 투자로 연산 300만t 규모의 열연공장과 40만t 규모의 아연도금공장(CGL) 등도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2단계 투자가 완료되면 베트남 내 최대 철강 하공정 생산설비를 완성,동남아 고급 철강재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1992년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법인인 포스비나(POSVINA)를 설립한 이래 광범위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1994년 베트남 철강총공사(VSC)와 합작으로 연간 20만t의 철근 및 선재를 생산하는 'VPS'를 설립했고,작년에는 연산 10만t 규모의 냉연 및 도금 제품을 만드는 'POSCO-VHPC'를 준공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이날 "베트남 냉연공장은 최신 설비를 갖춰 고급 철강재를 생산 · 공급함으로써 베트남은 물론 인근 동남아시장의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생산벨트 구축 본격화

포스코가 베트남에 준공한 냉연공장은 소재로 사용하는 열연강판을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들여올 예정이다. 생산한 제품은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의 철강 가공센터를 거쳐 동남아 전역에 공급한다. 포항과 광양을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을 잇는 견고한 철강 생산 · 판매 벨트를 구축하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공장이 동남아 지역의 고급 냉연 수요를 촉진하게 되면 현지 시장 지배력과 위상도 함께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지역 시장 공략을 위해 포스코는 현지 생산공장 건설뿐만 아니라 철강기업 인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베트남 철강업체인 아시아 스테인리스(ASC)를 인수,베트남 지역의 스테인리스 생산 및 현지 판매망도 갖췄다. ASC의 연간 스테인리스 제품 생산 규모는 15만t 수준으로,현지 스테인리스 판매 네트워크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스테인리스 생산업체인 태국 타이녹스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간 30만t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외에도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추가 철강기업 인수 및 전략적 제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에선 총 120억달러를 투입해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아시아 지역 생산기지 확대를 통해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중국-인도 등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생산벨트' 구축 전략을 본궤도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