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장주펀드의 수익률이 가치주펀드를 앞지르고 있다. 최근 시장 상황이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보다는 기업들의 이익개선 폭이 큰 성장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펀드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성장주펀드(성장형)의 3개월 수익률은 17.50%로,일반 주식형 평균(16.87%)을 웃돌고 있다. 펀드 운용 스타일이 전혀 다른 가치주펀드(가치형)보다는 3.2%포인트 앞질렀다.

성장형은 최근 1주일은 물론 6개월 수익률에서도 평균을 앞서고 있다. 특히 성장형 57개 펀드 중 40개(70%) 펀드가 일반 주식형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삼성투신의 '삼성스트라이크'는 3개월 21.19%로 성장형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으며,이 운용사의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 '삼성팀파워구십'과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알리안츠코리아' 등도 20%대 수익률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들 펀드는 6개월 수익률도 평균보다 10%포인트 정도씩 높다.

성장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펜던스' '미래에셋디스커버리' 등도 최근 조정장에서 좀 처지긴 했지만 3개월 17~18%대 수익률로 중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이익 개선이 빠른 가운데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성장형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가치주펀드의 수익률은 평균에 뒤처지고 있다.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14.30%, 23.62%로 평균(3개월 16.87%,6개월 25.56%)보다 2%포인트 이상씩 낮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보다 조정을 보인 지난 한 달 정도만 평균을 겨우 웃돈다.

3개월 수익률에서 평균보다 나은 가치형은 전체 27개 중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프랭클린템플턴코어' 등 5개에 불과했다. 가치주펀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한국밸류10년투자' 수익률은 3개월 8.22%로 평균 수익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 '푸르덴셜밸류포커스' '세이가치형' '유리스몰뷰티' 등도 최근 3개월 8~12%대 수익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가치투자로 잘 알려진 한 대형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의 교체설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펀드 스타일을 따져 성장형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릴 것을 주문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 팀장은 "경기 바닥권이나 초기 회복기에는 가치형의 성과가 우월하게 나타나지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성장형의 성과가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스타일상으로 가치형으로 구분되지만 시장 흐름과 무관하게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에 대해선 꾸준히 투자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는 3개월과 6개월,1년,2년 등 전 구간에 걸쳐 일반 주식형펀드 대비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달 들어서만 3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