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19일 '국회 신고식'을 치렀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 위원장이 최근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고 호되게 질책했지만 이 위원장이 자세를 낮춘 덕에 별다른 공방은 빚어지지 않았다. 과거 거침없는 화법으로 정치권에 논란을 자주 일으켰던 때와 달리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는 언성을 높이지 않으면서 비교적 무난하게 국정감사를 치렀다는 평가다.

그는 첫 질의자인 민주당 박선숙 의원이 "스스로 이 정권의 실세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며 한발 물러섰다. 국정감사 내내 의원들의 잇단 지적에 "미흡한 점이 있다" "명심하겠다" "맞는 말이다" 등 차분하게 대응했다. 특히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이 위원장을 '소통령'으로 비유하면서 거칠게 공격했지만 "의원님이 지적하신 뜻을 잘 새겨듣겠다"고 몸을 낮췄다.

이 위원장은 다소 까다로운 질문에 재치있게 대답하는 여유를 보였고 때로는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그는 공직자들에게 5000원 미만의 식사를 하라고 한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5000원 내외의 식사를 파는 곳이 서민식당이고 서민식당을 이용하라는 말을 하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의 의원직 상실시 내년 은평 재보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권익위를 총리실 소속에서 대통령 소속 기관으로 바꾸는 논의가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