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은 기원전 259년에서 기원전 210년까지 중국에서 진(秦)나라를 세워 중원을 최초로 완전히 통일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영원히 누리기 위해 서복(徐福)을 단장으로 어린 남녀들로 구성된 파견단을 조직, 불로초가 있다는 동쪽 나라로 보냈다.

최근들어 이들 파견단이 제주 서귀포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서귀포시는 관내에 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서복전시관'을 조성했다.

이 전시관을 조성한 근거는 서귀포의 정방폭포 절벽에 '서복이 이곳을 지나다(徐市過此)'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西歸浦)란 지명도 서복이 정방폭포까지 왔다가 서쪽으로 돌아간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진시황은 불로초를 못 찾았지만 무병장수할 수 있는 약재를 만들도록 노력했고 이를 위한 연구가 2200년간 계속 이어져 왔다. 최근 중국의 사료들에 따르면 진시황의 뜻을 이어 무병장수를 위해 동양의학을 기초로 한 '약선(藥膳)'이란 비법이 승계되어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비법은 중국 황실요리로 이어오다가 최근 들어 약선부문의 대가인 중국 베이징에 있는 펑밍촨(彭明川) 청두대 교수가 1997년 중화약선연구회를 결성, 이를 대중화시키는 데 앞장서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중화약선연구회는 1998년 상하이에서 중국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독일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약선학술회의'를 열고 약선 보급을 위한 국제기구를 결성했다.

한국에서도 이미 3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약선문화협회(회장 최만순)가 결성됐다.

'약선'이란 한마디로 '음식이 약이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약선이란 결코 약이 아니다. 바로 음식이다. 음식 가운데서도 반찬을 뜻한다. 여기서 반찬이란 무침 국 탕 찜 튀김 등 모든 요리를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리의 소재는 일반 반찬과는 다르다. 산사 대황 봉영 등 특수한 식물소재가 들어간다.

물론 이들 소재를 아무렇게나 섞어서 요리를 만든다고 효과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맞는 요리가 있고,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 적합한 반찬이 따로 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진피가 들어간 요리를 먹어야 하고, 술을 많이 먹어 간이 나쁜 사람은 갈근이 들어간 요리가 좋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혈관이 탁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봉영이 들어간 돼지고기는 오히려 피를 맑게 한다.

한국에서 이러한 비법을 터득하고 있는 사람은 최만순 약선협회 회장이다. 그는 20년 전 중국 베이징 중의학대학을 졸업하고 중국 화(花)약물연구소의 자오펑리엔 교수로부터 진시황시대부터 내려오는 꽃요리를 전수받았다.

최 회장은 꽃요리를 통해 여성의 피부미용을 개선하는 비법을 배웠다. 이후 진시황시대부터 내려오는 중국황실요리법을 전수받은 우위청 요리명장으로부터도 사사를 받았다. 이어 중국 공군 최우수 요리사이면서 수천년간 내려오는 양생요리를 만들었던 량춘경 명장으로부터 정력을 북돋우는 요리비법도 물려받았다.

이후 그는 중국에서 약선을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4년간 중국 전역의 대학을 찾아다니면서 약선학과의 개설을 촉구했다. 그러나 모든 대학들이 약선에 대해 이해는 하고 있으나 학술적인 교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학과 개설을 거절했다. 그는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중국 윈난성 윈난중의대학에 약선학과를 개설했다. 그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약선학과를 개설하기로 했다. 갖가지 설득 끝에 부산 영산대에 약선학과를 개설하게 했다. 경남 양산대에도 약선학과를 개설했다.

최 회장의 노력 덕분에 드디어 약선은 한 분야의 학문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그는 5차례에 걸친 국제약선대회를 통해 약선의 세계화를 이룩했다. 한국 중국 홍콩 등에서 약선을 사업화하는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독일의 경우 여러 병원에서 이미 약선음식을 채택했다.

약선협회 부회장인 최성웅 호원대 교수도 약선분야에선 최고의 전문가다. 최 교수는 웨스틴조선호텔 조리부에서 5년간 조리 업무를 담당했으며,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한식 및 양식 총책임자로 13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맛있는 약선을 개발해냈다. 조리기능장인 최 교수는 약선 메뉴 개발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약선 식당을 창업하려는 사람이라면 그의 자문을 받는 것이 좋다.

김성오 청가랑 회장(약선꽃빵), 김일위 영산대 교수(한국전통약선), 허채복 혼례음식원 가마집 대표(약선폐백요리), 장금자(약선한식), 배현주 사찰음식연구소장(약선사찰음식), 강도균 호텔농심 조리과장(약선한식), 최순희 최순희한과 대표(약선한과), 서혜성 청두중의대지부장(약선임상의학박사) , 장성록(자연음식) ,이우숙 고려전문학교 교수(약선한식) , 윤인자 고려전문학교 교수(약선한식), 노희옥 채선당 대표(약선야채요리), 박영숙(한식)등 회원들도 최고의 약선 전문가들이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