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녹색산업 종합박람회인 '2009 저탄소 녹색성장 박람회'가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한다. 개막식에는 정운찬 국무총리와 이만의 환경부 장관,김진현 녹색성장포럼 대표,허동수 GS칼텍스 회장,김상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전시장이 마련된 코엑스 태평양홀은 159개 업체들이 설치한 590개 부스에서 뿜어내는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시장 입구에는 개막 한 시간 전부터 전시장을 둘러보려고 몰려든 관람객들로 기다란 줄이 이어졌다.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탄소배출량을 줄인 다양한 녹색제품과 녹색기술을 선보이며 우리 일상생활에 녹색기술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다양한 녹색기술 체험 행사도 열려 관람객들은 미래의 녹색 삶을 미리 체감할 수 있었다.
◆대기업 녹색기술 경연장
국내 처음으로 열린 녹색성장 박람회는 대기업들의 녹색기술 경연장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장 큰 규모인 각각 180㎡의 전시부스를 꾸몄다. 두 회사 모두 태양광 패널을 장착,햇빛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휴대폰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주목받았다. 삼성전자가 전시한 '블루어스폰(GT-S7550)'은 1시간 충전으로 8~10분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 생수통에서 추출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로 본체 케이스를 만든 것도 특징이다.
LG전자는 유럽 등 15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태양광 휴대폰 '팝폰(GD510)'을 소개했다. 이 제품은 에코(eco) 계산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자신이 충전한 태양광 양으로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줄였는지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발광다이오드(LED)를 테두리에 배치해 LED 수를 줄인 초절전형 LED TV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소비전력을 40% 낮췄다. LG전자는 지열에너지를 이용해 전기소비량을 30% 줄인 냉난방 에어컨 '하이브리드 지오'를 내놓았다.
◆일상생활 속 다양한 녹색제품
녹색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생활용품과 아이디어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LG하우시스는 생분해성 광고용 점착필름인 '바이오 PSA'를 선보였다. 건물 벽면이나 유리창에 부착하는 광고 필름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폴리염화비닐(PVC) 대신 옥수수 전분이 주원료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원재료의 재배 방법부터 생산 전후의 과정을 모두 유기농 관리 기준에 맞춘 친환경 화장품을 내놨다. 내츄럴보네는 콩을 주원료로 한 아기 전용 클렌저와 샴푸를,앙뉴는 무독성 천연식물로 염색 가공한 아기용 신발을 각각 전시했다. LG생활건강은 올리브 · 코코넛 비누,과일 등 천연향을 사용한 섬유유연제 등을 소개했다. 세명테크가 개발한 자전거 주차 시스템 '바이클론'은 2단 수직 주차 설계를 적용,좁은 공간에서 많은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녹색금융 상품도 눈길
녹색산업과 연계한 녹색금융 상품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민은행은 전시장에 대형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녹색자전거보험','그린 그로스(Green growth) 카드' 등 녹색금융 상품 홍보를 벌였다. 녹색자전거보험은 금융권 최초의 자전거 전용보험으로 자전거를 타다 다치면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그린 그로스 카드를 사용하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비를 최고 10% 할인받을 수 있다. 친환경 인증 기업 및 녹색성장 기업을 대상으로 금리우대와 각종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KB 그린 그로스 론'도 소개했다.
◆체험행사도 인기
관람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돼 전시장 곳곳에서 환호성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녹색생활 체험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단과 한지를 옷감으로 사용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는 LG전자의 후원을 받아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녹색기술 교실을 열었다. 연극 공연,뮤지컬을 통해 태양광 풍력발전 등 녹색기술의 기본 개념을 알기 쉽게 전달했다.
중 · 고등학교 단체 관람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일동중학교 91명과 인덕공고 60명은 체험학습을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 일동중학교에 다니는 전현도군(15)은 "TV와 책에서만 봤던 태양광 발전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며 "내년 박람회에도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김미리내 인턴(한국외대 4학년)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