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분양받은 건설사 무더기 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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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社 사업전망 불투명 이유
토지주택公, 2社와 계약 해지
토지주택公, 2社와 계약 해지
세종시의 행정중심타운 배후 거주지역인 시범단지를 분양받은 12개 건설사들이 중도금 3321억원을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쌍용건설과 풍성주택 2개사는 계약을 해지당했다.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2007년 11월 당시 한국토지공사는 시범주거단지 109만3000㎡를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12개사와 9341억원에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불투명한 사업 전망을 이유로 2008년 5월에 1차 중도금만 낸 뒤 2차(2008년 11월)와 3차(2009년 5월) 중도금을 내지 않고 연체 중이다.
현재 연체 대금은 연체이자 187억원을 포함해 총 3321억원에 달한다. LH는 연체 대금이 늘어나자 지난 9월23일 쌍용건설(2필지 · 8만6000㎡) 풍성주택(2필지 · 12만6000㎡)과의 분양 계약을 해지하고 총 분양대금의 10%인 쌍용건설 계약금 76억원과 풍성주택 계약금 118억원을 LH로 귀속시켰다.
LH 관계자는 "매매대금을 6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며 "이때 수납한 매매대금 가운데 계약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 반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행정기관 이전 시기 및 규모가 정해지지 않는 등 세종시 건설 자체가 불투명함에도 건설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현재 일부 건설사는 LH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세종시 시범단지 건설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올 5월 시범단지에서 1차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말까지 분양을 포기한 상태다.
이날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LH 국정감사에서 이재선 자유선진당 의원은 "건설사들이 행정부처가 내려오는 것으로 알고 분양 계약을 맺었는데 그렇지 않다면 사기분양 아니냐"고 따졌다. 이해봉 한나라당 의원도 "세종시 개발계획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파트를 지을 경우 입주자가 없는 유령 아파트가 될 것이 뻔하고 그 피해는 건설사들이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