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빠르게 낮아져 해외 주요국 증시에 비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20일 글로벌 증권정보 제공업체 IBES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12개월 예상 PER는 이달 들어 10.8배까지 떨어졌다. 12개월 예상 PER는 현주가를 향후 12개월간 예상되는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으로,이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돼 있음을 뜻한다. 국내 상장사들의 PER는 올해 4월에는 13배 수준까지 높아졌다가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하락했지만 7월 이후 주가가 반등하자 12배 수준까지 상승했었다.

최근 PER가 다시 하락하고 있는 것은 환율 하락 우려 등으로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는 반면 3분기 이후 기업들의 이익 예상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분석 대상 254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조9000억원으로 9월 중순 예상치(19조7000억원)보다 소폭 높아진 데다 2010년 전망치도 상승 추세"라고 말했다.

선진국과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PER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반면 한국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 증시의 PER 10.8배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 편입된 선진국 평균(14.9배)은 물론 이머징 평균(13.3배)보다 낮다. 이머징아시아 중에서도 대만(19.2배) 인도(17.9배) 중국(14.1배)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조혜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PER가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한 올 3월 초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한국 증시와 아시아 증시 간 PER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