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여야 간사를 맡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과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5살 차이가 나지만 친구처럼 가까운 사이다. 지난 6월 임시국회 때 '미디어법 전쟁'을 치르면서 두 의원은 하루에도 수차례 간사 간 협의를 해 나 의원은 "남편보다 더 자주 본다"고 할 정도였다.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 간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두 간사는 이를 중재하는 '문방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대한체육회 국감에서도 두 의원의 역할은 빛났다.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이 추가발언 후에도 발언을 더 요청하는 서갑원 민주당 의원을 제지했는 데도 불구하고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계속 질문을 하자 두 간사는 각각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나 의원은 "위원장께서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공평하게 발언시간을 주셨으니 이를 따르는 게 도리"라고 했고,전 의원은 "위원장님께서 추가발언을 충분히 주신 데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질문을 하다보면 더 의혹이 생기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공손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간사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두 의원은 '송곳 질의'를 하기로 유명하다. 나 의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국감에서 "한예종의 목적이 뭐냐"며 "입시 매뉴얼을 올해에나 만든 것과 680억원짜리 한토하우징 사업을 성급히 처리한 것은 경악할 수밖에 없는 사태"라고 지적해 박종원 총장으로부터 "부족한 점이 많았고 문책이 있었다"는 답을 얻어냈다. 전 의원 역시 대한체육회 국감에서 "1126명의 학생선수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성추행당했고 10명 중 8명이 폭력을 경험했다"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명확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분명 큰 문제"라고 따졌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