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녹색성장 비즈니스 서밋(Green Growth Business Summit)'에서는 국내외 기업 관계자 및 전문가 250여명이 참석해 녹색성장을 위한 기업의 '에코 디자인' 전략에 대해 깊이있게 논의했다. 에코디자인은 제품 전체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환경 부하를 줄이기 위해 제품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기조강연에 나선 다카마쓰 가즈코 소니 부사장은 "유럽연합(EU)의 유해물질 제한지침(RoHS) 등 각국에서 에코디자인 적용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친환경 제품 개발 및 제조 단계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은 물론 협력사에 대해서도 환경경영을 실천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니의 에코디자인은 제품의 실용성,경제성에 환경성을 더한 것"이라며 "소니는 '그린 파트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04년부터 그린 파트너 인증을 받은 곳에서만 구매하고,모든 파트너들에게 환경경영을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3500여곳에 달하는 원재료 · 부품 관련 협력사에 대해 2년마다 환경 품질을 검증해 그린 파트너 인증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스튜어트 무어 EC3 글로벌 대표는 '그린 관광'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옥스퍼드대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약 5%를 차지한다"며 "삶의 질 향상에 따라 글로벌 관광 규모가 커지면서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보텔,인터컨티넨탈호텔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을 중심으로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인증하는 '그린 글로브' 프로그램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런 인증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철 일본 메이지대 교수는 "일본 환경부 연구 결과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 결정에 에너지 절약,절수,재활용 등 환경정보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환경정보 전달 방법을 잘 파악해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또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에코디자인의 규격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자원 및 에너지 절약,유해물질 관리 등 환경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왕지밍 중국기업연합회 부회장은 "중국은 녹색산업 육성을 통해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자를 흡수하고,환경규제로 인한 경제 손실을 일부 상쇄하는 대체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맞춰 중국 기업들도 환경정책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6년 신 · 재생에너지법 제정을 계기로 중국은 외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향후 CDM 분야에서 중국과 한국 기업간 긴밀한 사업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