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도요타 "차 많이 팔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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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코리아가 오늘부터 한국 판매를 개시했습니다. 작년 3월 후지오 조 당시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지 1년7개월 만입니다.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갖고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프리우스,라브4 등 4개 차종을 선보였지요.
하지만 오늘 신차발표회 분위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행사와 차이가 있었습니다.
우선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전문 MC 대신 홍보실 직원이 사회를 봤고,연예인이 등장했거나 준비된 공연도 없었지요. 단순한 신차발표회가 아니라,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의 국내 진출이란 점에서,지나치게 '소박한 잔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주목받은 도요타 본사의 후노 유키토시 부사장 발언들도 의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후노 부사장은 도요타 해외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고위급 임원인데,"한국시장에서 많이 팔 생각 없다. 판매대수 확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서비스와 지역사회 공헌이 더 중요하다."고 수 차례 말했지요.
기자들이 현대차 등 국산차와의 경쟁 구도를 묻자, "한국 차와 경쟁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수입차끼리 경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한국에서 이익을 내고 싶지 않다."는 말까지 했지요.
치기라 타이조 한국도요타 사장 역시 "한국 수입차 시장은 다품종 소량판매 형태이기 때문에, 대량판매 계획이 없으며 판매대수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거들었습니다.
후노 부사장은 도요타의 한국판매 목표도 공개했습니다. 올해 말까지 월 500대씩,내년엔 매달 700대씩 팔겠다고 했지요.
특별히 광고하지 않고도 벌써 1800여 대의 사전예약 물량을 확보했고, 내년엔 최소 월 1000대씩 팔 것이란 시장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은 것입니다.
도요타 임원들은 또 기자간담회 도중 한국사회에 대한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 내용을 여러 번 소개했지요. 후노 부사장이 엊그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노숙자 급식센터를 방문해 자원봉사에 동참했다는 내용을 포함해서요.
도요타 측의 행사진행 방식과 임원들의 행보, 발언은 모두 겸손의 미덕을 발휘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로 미묘한 한일관계를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사 및 독도 등 양국간 얽혀있는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과거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일본산 제품에 대한 반감이 있어왔습니다. 더구나 도요타는 일본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한국에서 '쉬운 표적'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현대차 등 토종 업체들을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국산차를 겨냥한다는 카드를 내보이는 게 판매 전략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도요타 차량의 라인업과 가격대를 볼 때,결국 국산차 소비자를 상당부분 잠식할 것입니다만.)
도요타 본사의 최근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도요타는 작년과 올해 대규모 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때문에 후노 부사장은 "얼마 전 양적 확대를 지양하고 고객 제일주의로 회귀한다는 글로벌 전략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지요. '무조건 많이 팔고 보자'는 생각을 버렸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선 도요타가 한국에서 10년 뒤를 내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적 반감을 누그러뜨린 채 한국시장에 서서히 파고든다는 것이지요. 중·장기적으로 국내 판매 4~5위 선까지 뛸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도요타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마케팅 전문업체'란 점과,국내 딜러 대부분이 자금력을 갖춘 중견 또는 대기업이란 점에서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신중하고 또 신중한 도요타,그래서 더 두렵습니다.
☞ 조재길 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갖고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프리우스,라브4 등 4개 차종을 선보였지요.
하지만 오늘 신차발표회 분위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행사와 차이가 있었습니다.
우선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전문 MC 대신 홍보실 직원이 사회를 봤고,연예인이 등장했거나 준비된 공연도 없었지요. 단순한 신차발표회가 아니라,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의 국내 진출이란 점에서,지나치게 '소박한 잔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주목받은 도요타 본사의 후노 유키토시 부사장 발언들도 의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후노 부사장은 도요타 해외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고위급 임원인데,"한국시장에서 많이 팔 생각 없다. 판매대수 확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서비스와 지역사회 공헌이 더 중요하다."고 수 차례 말했지요.
기자들이 현대차 등 국산차와의 경쟁 구도를 묻자, "한국 차와 경쟁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수입차끼리 경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한국에서 이익을 내고 싶지 않다."는 말까지 했지요.
치기라 타이조 한국도요타 사장 역시 "한국 수입차 시장은 다품종 소량판매 형태이기 때문에, 대량판매 계획이 없으며 판매대수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거들었습니다.
후노 부사장은 도요타의 한국판매 목표도 공개했습니다. 올해 말까지 월 500대씩,내년엔 매달 700대씩 팔겠다고 했지요.
특별히 광고하지 않고도 벌써 1800여 대의 사전예약 물량을 확보했고, 내년엔 최소 월 1000대씩 팔 것이란 시장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은 것입니다.
도요타 임원들은 또 기자간담회 도중 한국사회에 대한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 내용을 여러 번 소개했지요. 후노 부사장이 엊그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노숙자 급식센터를 방문해 자원봉사에 동참했다는 내용을 포함해서요.
도요타 측의 행사진행 방식과 임원들의 행보, 발언은 모두 겸손의 미덕을 발휘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로 미묘한 한일관계를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사 및 독도 등 양국간 얽혀있는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과거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일본산 제품에 대한 반감이 있어왔습니다. 더구나 도요타는 일본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한국에서 '쉬운 표적'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현대차 등 토종 업체들을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국산차를 겨냥한다는 카드를 내보이는 게 판매 전략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도요타 차량의 라인업과 가격대를 볼 때,결국 국산차 소비자를 상당부분 잠식할 것입니다만.)
도요타 본사의 최근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도요타는 작년과 올해 대규모 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때문에 후노 부사장은 "얼마 전 양적 확대를 지양하고 고객 제일주의로 회귀한다는 글로벌 전략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지요. '무조건 많이 팔고 보자'는 생각을 버렸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선 도요타가 한국에서 10년 뒤를 내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적 반감을 누그러뜨린 채 한국시장에 서서히 파고든다는 것이지요. 중·장기적으로 국내 판매 4~5위 선까지 뛸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도요타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마케팅 전문업체'란 점과,국내 딜러 대부분이 자금력을 갖춘 중견 또는 대기업이란 점에서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신중하고 또 신중한 도요타,그래서 더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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