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HR Forum 2009] (1) '이노코치'가 상상력 자극…아이디어 20만건 중 40% 제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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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P&G' 헨켈
카페인을 넣어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도록 도와주는 샴푸,남자의 체취를 없앨 수 있는 보디워시,가루나 액체가 아닌 '종이' 세제,풀이 발린 부분과 아닌 부분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불투명 도배용 풀….
세제와 생활용품,욕실용품과 접착제류 등을 생산해 '유럽의 P&G'로 불리는 독일 헨켈이 올 들어 새로 출시한 제품 목록이다.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연구소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모두 헨켈이 최근 실시한 '렛츠 이노베이트(Let's Innovate)'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이 제안한 것이다. 헨켈은 연간 매출이 141억유로(약 25조원)에 이르는 회사다. 생활용품 · 욕실용품 · 세제 등에서는 유럽 내 1위,접착제류에서는 세계 1위다.
헨켈은 2006년부터 올해 초까지 실시한 이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에게 수천가지에 이르는 헨켈 제품에 대한 혁신 아이디어를 내도록 요청했다. CEO부터 공장의 생산직 말단 직원까지 5만5000여명 직원이 전부 참여하도록 한 이 캠페인에서 발굴된 아이디어는 모두 20만건.1인당 4개씩의 아이디어가 제출된 셈이다. 한국과 콜롬비아 등에서는 문자 그대로 직원 100%가 참여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안된 아이디어는 모두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됐다. 한국처럼 언어 장벽이 있는 나라에서는 통역 전담 직원이 달라붙어 모든 아이디어를 영어로 번역해 입력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만건 중 40%가량은 실제로 신제품 개발이나 공장 생산 과정을 개선하는 데 반영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이 같은 제도는 불황기에 더 빛을 발했다. 지난 상반기 헨켈의 전체 매출액은 67억4300만유로로 전년 동기에 비해 1.3%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순익은 되레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었다. 원자재값이 오른 데다 유로화 강세와 주요 시장인 유럽 · 북미지역 소비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모든 회사가 혁신을 추구하기는 마찬가지다. 헨켈이 이처럼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이유는 뭘까. 뒤셀도르프 본사에서 만난 스티븐 죌너 혁신담당 부장은 "전 세계에 배치된 160명의 '이노베이션 코치(혁신담당자)'들이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정 레벨 이상의 직원들 중 혁신을 담당하기에 적합한 사람들을 골라 각 지역에서 직원들에게 수시로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독려한 것.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그렇지 않은 것 등 중요도와 우선 순위를 분류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에게 돈이나 명예 등의 적절한 '당근'이 제시된 것은 물론이다.
죌너 부장은 "헨켈은 전체 매출의 30%가 3년 내 출시된 신제품에서 나와야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하며,그것만이 불황 극복의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카스퍼 로스테트 헨켈 CE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뒤셀도르프(독일)=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세제와 생활용품,욕실용품과 접착제류 등을 생산해 '유럽의 P&G'로 불리는 독일 헨켈이 올 들어 새로 출시한 제품 목록이다.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연구소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모두 헨켈이 최근 실시한 '렛츠 이노베이트(Let's Innovate)'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이 제안한 것이다. 헨켈은 연간 매출이 141억유로(약 25조원)에 이르는 회사다. 생활용품 · 욕실용품 · 세제 등에서는 유럽 내 1위,접착제류에서는 세계 1위다.
헨켈은 2006년부터 올해 초까지 실시한 이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에게 수천가지에 이르는 헨켈 제품에 대한 혁신 아이디어를 내도록 요청했다. CEO부터 공장의 생산직 말단 직원까지 5만5000여명 직원이 전부 참여하도록 한 이 캠페인에서 발굴된 아이디어는 모두 20만건.1인당 4개씩의 아이디어가 제출된 셈이다. 한국과 콜롬비아 등에서는 문자 그대로 직원 100%가 참여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안된 아이디어는 모두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됐다. 한국처럼 언어 장벽이 있는 나라에서는 통역 전담 직원이 달라붙어 모든 아이디어를 영어로 번역해 입력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만건 중 40%가량은 실제로 신제품 개발이나 공장 생산 과정을 개선하는 데 반영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이 같은 제도는 불황기에 더 빛을 발했다. 지난 상반기 헨켈의 전체 매출액은 67억4300만유로로 전년 동기에 비해 1.3%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순익은 되레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었다. 원자재값이 오른 데다 유로화 강세와 주요 시장인 유럽 · 북미지역 소비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모든 회사가 혁신을 추구하기는 마찬가지다. 헨켈이 이처럼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이유는 뭘까. 뒤셀도르프 본사에서 만난 스티븐 죌너 혁신담당 부장은 "전 세계에 배치된 160명의 '이노베이션 코치(혁신담당자)'들이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정 레벨 이상의 직원들 중 혁신을 담당하기에 적합한 사람들을 골라 각 지역에서 직원들에게 수시로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독려한 것.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그렇지 않은 것 등 중요도와 우선 순위를 분류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에게 돈이나 명예 등의 적절한 '당근'이 제시된 것은 물론이다.
죌너 부장은 "헨켈은 전체 매출의 30%가 3년 내 출시된 신제품에서 나와야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하며,그것만이 불황 극복의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카스퍼 로스테트 헨켈 CE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뒤셀도르프(독일)=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