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P 오르면 이자부담 年7조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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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硏-한경 공동 심포지엄
환율 10% 떨어지면 성장률 최대 2%P 하락
환율 10% 떨어지면 성장률 최대 2%P 하락
삼성경제연구소(SREI)가 21일 한국경제신문과 공동 주최한 '2010년 한국경제 3대 현안과 정책대응' 심포지엄에서 핵심 출구전략의 하나인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 내년 상반기에나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한 것은 아직도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구전략 시점=연구소는 올 하반기에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아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가 전망한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1.4%로 잠재성장률(4~5%)에 크게 못 미친다. 더군다나 고용과 투자는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내수부문의 회복세가 지속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런 와중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가 반등을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고꾸라지는 더블딥(double dip)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정석 수석연구원은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연간 기업과 가계의 순이자부담 증가액이 7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상승으로 늘어나는 이자부담에서 증가하는 이자수입을 차감한 순이자부담 증가액을 보면 기업이 연간 5조4000억원,가계가 1조3200억원에 이른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상승→소비와 투자 부진→경기 재차 침체의 악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구본관 수석연구원은 출구전략을 비상조치의 기한 연장을 중단하거나 용도를 폐기하는 등의 '수동적 출구전략'과 금리인상 및 긴축재정 등의 '능동적 출구전략'으로 구분했다. 미국 유로지역 일본 등의 경우 이 가운데 수동적 출구전략은 시행에 들어갔지만 능동적 출구전략을 펴기에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세계경제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고 금융기능이 정상화될 때 비로소 적극적 출구전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환율과 부동산시장=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앞으로의 원화 강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과거 원화가 강세를 보였을 때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05~2007년의 원화 강세는 세계적인 호황 속에 진행돼 한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비교적 작았다고 분석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를 수출 물량 증가로 만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지금의 원화 강세는 세계적인 경제침체 속에 진행되고 있어 수출 기업은 이중의 타격을 받는다.
내수 기반도 전보다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2005~2007년 내수경기는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에 힘입어 호조를 보였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자산가격이 떨어진 데다 가계부채도 많아 내수 소비가 살아나기 힘든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원화 강세와 함께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원화 강세,엔화 약세,원자재 가격 상승 등 주요 변수가 최악의 방향으로 흐른다고 가정했을 때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97%포인트 낮아진다"고 말했다. 원 · 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10% 떨어지고 원 · 엔 환율이 5% 하락하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결과다. 그는 "정부는 외환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고 기업은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환율 하락의 영향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부동산시장 진단과 정책대응'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향후 부동산 정책은 경기 활성화와 가격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부동산시장은 올해보다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인상과 미분양 주택 문제 등 시장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도 많다"고 말했다.
박준동/유승호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