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DTI:총부채상환비율)를 적용받지 않는 신규아파트 청약열풍이 과열될 정도로 후끈 달아오르자 아파트를 공급하는 건설사들도 "이럴 줄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청약열풍은 보금자리주택과 같은 공공주택은 물론 민간아파트에도 거세게 불어 131㎡형 분양대금이 13억원대인 서울 광장동 힐스테이트도 11.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서울에서 거리가 먼 청라지구 2차 동시분양에는 분양가 상한제,5년간 양도소득세 면제,짧은 전매제한(전용 85㎡이상 1년) 등의 이점을 감안,투자목적으로 청약하거나 중대형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이주 수요자들이 상당수 신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뜨거운 민영주택 청약열기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제일건설 반도건설 동문건설 등 3개 건설사가 동시분양에 나선 청라지구에서는 지난 20일 분양 첫날 1순위 접수에서 2520채(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7277명이 몰려 평균 2.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반도건설 101.9㎡ 주택형엔 인천지역에서만 934명이 신청해 지역우선에서 22.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문건설의 일부 평형에서만 1순위 미달이 나왔다.

현대건설이 같은 날 서울 광장동 화이자부지에서 선보인 광장힐스테이트 아파트는 3.3㎡당 최고 2700만원에 달하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427채 분양에 2584명이 몰려 평균 6.0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3억원에 달하는 전용면적 131㎡(25채)의 경쟁률은 11.5 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서울지역 다른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인해 전용 85㎡ 이상 중대형도 1년간 전매제한을 받음에도 수요자들이 몰려 일부 과열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민영주택이 이처럼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DTI 규제 확대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양시장으로 전환된 '풍선효과' 때문이다. 여기에다 내년 2월11일까지 수도권 주요 지역에 대해 적용되고 있는 양도소득세 감면,전매제한 완화 등이 일부 투자수요층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부동산뱅크 이미영 팀장은 "청라지구의 경우 상반기 때 인기가 검증된 곳이어서 투자를 겸한 청약예부금 가입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첫 대규모 동시분양에 나섰던 영종하늘도시는 21일 1순위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됐다. 우미건설 등 5개 업체가 7440채(특별공급 제외) 아파트 분양에 나섰으나 이날 1순위에서 1815명만 접수해 75% 이상이 미달했다.

◆실수요자들 공공주택으로 몰려

서민층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건설계획이 잇따라 서울 · 수도권 요지에서 발표되면서 주택시장의 관심을 신규 분양 쪽으로 돌려놓고 있다.

서울 강남 세곡,서초 우면,고양 원흥,하남 미사 등 4개 보금자리 시범지구에 배정된 근로자 생애최초 특별공급 2852채 아파트에 대해 이틀째 청약을 받은 결과 총 1만4016명이 신청,평균 4.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강남 세곡지구엔 281채 아파트에 5823명이 몰려 접수 이틀째 청약경쟁률이 20.7 대 1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2일 근로자 생애최초 특별공급 접수가 마감됐을 때 평균 경쟁률이 7~8 대 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일까지 이틀간 경기도 의왕시 포일지구에서 청약저축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받은 공공분양 아파트 신청 결과 1순위에서 전평형이 마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보금자리주택을 비롯해 광교 은평3지구 별내 삼송 송도신도시 등의 인기지역 분양이 남아있어 신규 아파트 청약열기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