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와 학계 인사들이 '금융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국제 금융질서 재편을 주도해야 한다'며 민 · 관 합동위원회를 만들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국내외 금융 경영인과 학자들의 모임인 서울파이낸셜포럼은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금융산업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김기환 서울파이낸셜포럼 회장과 민유성 산업은행장,리처드 웨커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양수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민상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리처드 돕스 매킨지앤컴퍼니 시니어파트너 등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당국과 금융인들의 대화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책 당국자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 · 관 합동위원회가 해야 할 일로는 △금융산업을 통한 고부가가치 고용 창출 △중소 개인사업자를 위한 '미소금융'발전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 마련 △녹색성장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또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서는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민 행장은 "금융위기가 일어났다고 해서 금융산업을 규제하겠다는 것은 꽃병이 깨졌다고 꽃까지 버리는 것과 비슷하다"며 "한국은 금융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육성해서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투자은행(IB)도 몰락한 것이 아니라 상업은행(CB)과 결합한 CIB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런던과 월스트리트가 몰락하고 달러화의 위상이 약해지면서 세계 금융 권력의 공백기가 오고 있다"며 "국제 금융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한국 금융산업은 규제를 강화해야 할 부분보다 규제를 완화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며 "규제를 완화해 금융인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