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군 고대면 옥현리에 있는 CT&T 주행시험장.2인승 저속형 전기차(NEV)인 이존의 엔진키를 돌리자 계기판에 불이 들어왔다. 하지만 일반 승용차와 달리 엔진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동승한 김호성 총괄개발실장(상무)은 "엔진에 장착된 모터에 전원을 공급하는 구조가 가전제품 스위치를 켜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는 골프카트와 같이 전기모터를 주 동력원으로 쓰지만,자동차형 플랫폼이 적용됐다는 게 다르다. 덕분에 최대 속력을 시속 70㎞ 안팎까지 낼 수 있다. 골프카트의 최고 속도는 시속 25㎞ 안팎에 불과하다. 골프카트가 4인승인 데 비해 이존은 경형 차체의 2인승이다. 차 길이가 GM대우의 경승용차 마티즈??3495㎜)보다도 약 1m 짧다. 가정용 전기로 약 3시간 충전하면 70㎞ 이상 달릴 수 있다. 한 달 연료비가 1만원 정도라는 설명이다.

별도 변속장치가 없는 점도 특이했다. 이존의 변속장치는 3단 버튼형이다. 각각 주차,운전,후진만 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꾹 밟은 후의 반응은 느린 편이었다. 2초쯤 후에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 상무는 "도심용 모델인 만큼 안전을 고려해 빠른 가속이 이뤄지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주행 소음도 거의 없었다. 마치 KTX가 출발할 때와 같은 모터 구동음만 들렸다. 경사면 시험장에 들어섰다. 일반 경차로 한 번에 오르기 힘든 27도의 경사면을 거뜬히 올라갔다. 고효율 모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보다 경사로 등판력이 낫다고 김 상무는 강조했다.

속도제한 여부를 결정짓는 로??LOW),하이(HIGH) 스위치가 달린 게 눈길을 끌었다. '로'를 누르면 가속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최대 시속 20㎞로 제한됐다. 차량 내 편의사양은 부족해 보였다. 파워 윈도도 설치하지 않았다. 김 상무는 "전지를 동력으로 쓰기 때문에 편의사양을 추가하면 주행가능 거리가 짧아진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출시되는 이존의 판매가격은 1100만원 안팎이다.

당진(충남)=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