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총무원장, 조계종도 젊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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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차기 총무원장 인사ㆍ종단운영에 초미 관심
22일 국내 최대 불교종단인 조계종의 새 총무원장에 선출된 자승 스님은 외부에는 매우 낯선 인물이다. 조계종 안에서조차 이른바 '종단정치'에 관심이 덜한 스님들은 "자승 스님이 누구지?"라고 할 정도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에서 91%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 때문에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으로서 보일 역량에 종단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무원장이 뭐기에=조계종 총무원장은 1만3000여명의 스님이 소속된 종단의 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조계종은 물론 한국 불교 전체를 사실상 대표하는 자리다. 3000여개에 이르는 전국 본 · 말사 주지 임면권과 연간 300억원에 이르는 총무원 예산 집행권,종단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 등 권한도 막강하다.
이 때문에 역대 총무원장 선거 때마다 스님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다. 1994년에는 서의현 총무원장의 3연임을 막기 위해 물리적 충돌을 동반한 '조계종 사태'가 터졌고,1998년에는 송월주 스님의 3연임 시비로 갈등을 빚었다. 또 1999년에는 법원의 총무원장직 부존재 판결로 고산 스님이 취임 1년 만에 중도 퇴진했다. 뒤를 이은 정대 스님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동국대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용했던 선거,그러나…=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원만하게 종권을 이양하는 사실상의 첫 사례다. 선거 과정도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 자승 스님이 중앙종회의 주요 종책(宗策)모임인 무량회 · 무차회 · 보림회 · 화엄회 등 네 계파의 지지를 확보해 일찌감치 대세를 결정지은 데다 돈 선거와 같은 구태가 재연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컸다. 그러나 특정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선거의 빛이 바랬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자승 스님은 누구=자승 스님은 '종단정치 9단'으로 통했던 전 총무원장 정대 스님의 상좌다. 관악산 연주암 주지와 총무원 재무부장 · 총무부장,중앙종회 의원(5선)과 종회의장을 역임했다. 훤칠한 키에 농구광으로 알려질 만큼 활달한 성격이지만 대중 앞에선 의외로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다. 조직 내 이견을 조율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며 평소 베푸는 데 인색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연주암 주지 시절 등산객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한 일로 유명하다. 또 먼저 상대방에게 머리를 숙이고 도움을 요청하는 스타일이어서 4개 종책모임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새 총무원장의 과제는=자승 스님은 올해 세납(세속의 나이)이 만 55세로 현 지관 총무원장(77세)보다 20년 이상 젊다. 조계종에서 50대 총무원장이 나오기는 1980년 45세에 총무원장이 된 송월주 스님 이후 근 30년 만이다.
따라서 조계종 총무원의 부장 · 실장 등 집행부가 이에 맞춰 상당히 젊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승 스님이 젊은 집행부와 함께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종단을 운영할지가 관건이다. 4개 종책모임 간의 역할 분담과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자승 스님은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단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단 발전이며,계파나 개인의 이익보다는 종단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운영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 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에 대해서는 "소통부족 탓"이라며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자승 스님은 "한 모금의 물을 마실 때에도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음수사원(飮水思 源)의 고사를 거울삼아 저에게 맡겨주신 큰 책무의 근본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서화동/사진=강은구 기자 fireboy@hankyung.com
◆총무원장이 뭐기에=조계종 총무원장은 1만3000여명의 스님이 소속된 종단의 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조계종은 물론 한국 불교 전체를 사실상 대표하는 자리다. 3000여개에 이르는 전국 본 · 말사 주지 임면권과 연간 300억원에 이르는 총무원 예산 집행권,종단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 등 권한도 막강하다.
이 때문에 역대 총무원장 선거 때마다 스님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다. 1994년에는 서의현 총무원장의 3연임을 막기 위해 물리적 충돌을 동반한 '조계종 사태'가 터졌고,1998년에는 송월주 스님의 3연임 시비로 갈등을 빚었다. 또 1999년에는 법원의 총무원장직 부존재 판결로 고산 스님이 취임 1년 만에 중도 퇴진했다. 뒤를 이은 정대 스님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동국대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용했던 선거,그러나…=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원만하게 종권을 이양하는 사실상의 첫 사례다. 선거 과정도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 자승 스님이 중앙종회의 주요 종책(宗策)모임인 무량회 · 무차회 · 보림회 · 화엄회 등 네 계파의 지지를 확보해 일찌감치 대세를 결정지은 데다 돈 선거와 같은 구태가 재연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컸다. 그러나 특정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선거의 빛이 바랬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자승 스님은 누구=자승 스님은 '종단정치 9단'으로 통했던 전 총무원장 정대 스님의 상좌다. 관악산 연주암 주지와 총무원 재무부장 · 총무부장,중앙종회 의원(5선)과 종회의장을 역임했다. 훤칠한 키에 농구광으로 알려질 만큼 활달한 성격이지만 대중 앞에선 의외로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다. 조직 내 이견을 조율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며 평소 베푸는 데 인색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연주암 주지 시절 등산객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한 일로 유명하다. 또 먼저 상대방에게 머리를 숙이고 도움을 요청하는 스타일이어서 4개 종책모임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새 총무원장의 과제는=자승 스님은 올해 세납(세속의 나이)이 만 55세로 현 지관 총무원장(77세)보다 20년 이상 젊다. 조계종에서 50대 총무원장이 나오기는 1980년 45세에 총무원장이 된 송월주 스님 이후 근 30년 만이다.
따라서 조계종 총무원의 부장 · 실장 등 집행부가 이에 맞춰 상당히 젊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승 스님이 젊은 집행부와 함께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종단을 운영할지가 관건이다. 4개 종책모임 간의 역할 분담과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자승 스님은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단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단 발전이며,계파나 개인의 이익보다는 종단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운영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 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에 대해서는 "소통부족 탓"이라며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자승 스님은 "한 모금의 물을 마실 때에도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음수사원(飮水思 源)의 고사를 거울삼아 저에게 맡겨주신 큰 책무의 근본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서화동/사진=강은구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