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09] (3) 인도 타타그룹 '보아뱀 전략'…원래 그런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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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버리고 '상상'으로 만들어라
[인재가 미래다] 11월3~5일 쉐라톤 워커힐 호텔
[인재가 미래다] 11월3~5일 쉐라톤 워커힐 호텔
"작은 차라면 보아뱀이 삼킬 수도 있지 않을까. " 세상에서 가장 싼 자동차를 생산하는 인도 타타그룹의 인재전략을 취재하러 가는 길에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자동차 한 대 값이 280만원(10만루피)이라면 크기도 작지 않을까 해서 나온 어린왕자식 발상이었다. 인도 뭄바이 도심의 한 나노카 쇼룸에 도착한 기자는 크기보다 나노카에 녹아들어 있는 생산철학과 철학을 지탱하는 인재전략에 더욱 놀랐다. "보아뱀(타타그룹)이 세상을 삼키려 한다"는 호르무즈드 메타 생산부장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제1전략-자동차 개념을 바꿔라
뭄바이에 도착한 첫날.오토바이 한 대에 일가족이 옹기종기 붙어타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 이상이 타고 달리는 위험천만한 오토바이 광경에 기자가 더 진땀을 흘렸다.
인도 국민기업인 타타그룹의 라탄 나발 타타 회장(72)도 기자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2003년 초 그는 "차를 사고 싶지만 돈이 없어 살 수 없는 가난한 인도인들이 마음껏 탈 수 있는 '국민차'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년 뒤인 2005년 타타모터스는 '타타나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룹계열사에서 엔지니어,디자이너,바이어 등 인재 500명을 선발해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뭄바이 인근 '푸네'에 집합시켰다. 타타 회장은 한 가지만 지시했다. "기존의 자동차 개념을 깨끗하게 잊어라.그리고 창조하라"였다. 드바이시스 레이 타타모터스 홍보팀장은 "싸고 작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인재들에게 창의성 발휘를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은 '왜 엔진은 앞에 있나,와이퍼는 꼭 두 개여야 하나, 타이어 볼트 너트는 왜 4짝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해결책을 내놨다. "지금까지 머릿속에 입력된 자동차의 전형적인 모습을 지우는 '아웃어브 박스싱(out of box thing)'으로 개발인력의 머리를 깨웠다. 기어 4단,사이드미러 1개,간단한 계기판,엔진은 뒤에,와이퍼 1개,바퀴 너트 3개.한 달치 월급으로 인도 국민이 살만한 나노카는 이렇게 태어났다.
◆제2전략-'Never Follow and Lead'
창의성은 개인과 회사의 상호작용에 의해 탄생한다는 게 타타그룹의 철학이다. 타타 회장은 직원에게 여유와 자유를 주는 것을 중시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꼭 필요한 실패(necessary fail)의 역설'이다. 회장은 "누구나 실패할 수밖에 없다,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나타샤 조시 타타AIG 팀장은 "실패를 하더라도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인재양성 전략을 모토화한 것이 바로 '카피하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것을 생각하라(never follow and lead)'는 것.사실 이 같은 창조DNA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타타그룹의 모태인 타타스틸은 불가능했던 철 생산 허가권을 가까스로 따냈다. 식민지 기업이 정복자의 핍박에 굴하지 않고 전진한 기업가정신이 이어져오고 있는 것.2008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0위에 오른 이유가 됐다.
◆제3전략-큰 기업을 삼켜 인재를 구하라
이처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힐 수 있었던 타타그룹의 비결은 '보아뱀' 전략에 있다. 자신보다 큰 먹이를 삼키는 보아뱀처럼 자산 규모가 더 큰 기업을 인수한다는 것, 타타그룹은 이를 통해 단기간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인재와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시장을 공략해왔다. 2007년 세계 56위의 타타스틸은 세계 9위의 조강 생산능력을 가진 코러스(영국)를 121억달러에 인수,일약 세계 5위의 철강회사로 도약했다. 타타모터스 역시 2008년 영국의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23억달러에 인수했다.
타타그룹은 기업 인수를 통해 업무 효율과 재무적 이익만 강조하는 서구 기업(2005년 미국 M&A 관련 해고자 7만여명)과 달리 피인수 기업의 인재가치를 발전시키는 데 힘을 쏟는다. 피인수 기업 인재를 대상으로 윤리,일관성,고객서비스,업무효율성 등 5가지 가치로 묶어 한덩어리로 만든다.
◆제4전략-국적 · 나이를 묻지마라
2000년 AIG와 통합된 타타AIG 사례에서는 인재라면 국적도 나이도 묻지 않는다는 전략을 볼 수 있다. 인도 초콜릿업체에서 타타AIG로 2003년 이직한 나타샤 조시 HR팀장(33)은 "타타 회장은 항상 사람들을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중요한 직책도 기술만 있으면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맡을 수 있다. 철저한 기술 베이스다. 타타그룹은 연초에 개인과 임원이 함께 모여 개인의 성과 로드맵을 짠다. 업무 목표와 현재의 역할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한 이른바 'TNA(training needs analasis)'다. 이를 토대로 정기적인 코칭을 받는다. 또 1년에 4명은 특별히 선발해 '차세대 리더'로 키운다. 홍콩에서 1년 동안 트레이닝도 받게 하고,3개월 동안 비즈니스스쿨에도 보낸다. 30대 초반에 임원진이 된 나타샤의 경우 차세대 리더 성적이 뛰어나 초고속 승진했다.
뭄바이(인도)=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제1전략-자동차 개념을 바꿔라
뭄바이에 도착한 첫날.오토바이 한 대에 일가족이 옹기종기 붙어타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 이상이 타고 달리는 위험천만한 오토바이 광경에 기자가 더 진땀을 흘렸다.
인도 국민기업인 타타그룹의 라탄 나발 타타 회장(72)도 기자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2003년 초 그는 "차를 사고 싶지만 돈이 없어 살 수 없는 가난한 인도인들이 마음껏 탈 수 있는 '국민차'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년 뒤인 2005년 타타모터스는 '타타나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룹계열사에서 엔지니어,디자이너,바이어 등 인재 500명을 선발해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뭄바이 인근 '푸네'에 집합시켰다. 타타 회장은 한 가지만 지시했다. "기존의 자동차 개념을 깨끗하게 잊어라.그리고 창조하라"였다. 드바이시스 레이 타타모터스 홍보팀장은 "싸고 작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인재들에게 창의성 발휘를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은 '왜 엔진은 앞에 있나,와이퍼는 꼭 두 개여야 하나, 타이어 볼트 너트는 왜 4짝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해결책을 내놨다. "지금까지 머릿속에 입력된 자동차의 전형적인 모습을 지우는 '아웃어브 박스싱(out of box thing)'으로 개발인력의 머리를 깨웠다. 기어 4단,사이드미러 1개,간단한 계기판,엔진은 뒤에,와이퍼 1개,바퀴 너트 3개.한 달치 월급으로 인도 국민이 살만한 나노카는 이렇게 태어났다.
◆제2전략-'Never Follow and Lead'
창의성은 개인과 회사의 상호작용에 의해 탄생한다는 게 타타그룹의 철학이다. 타타 회장은 직원에게 여유와 자유를 주는 것을 중시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꼭 필요한 실패(necessary fail)의 역설'이다. 회장은 "누구나 실패할 수밖에 없다,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나타샤 조시 타타AIG 팀장은 "실패를 하더라도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인재양성 전략을 모토화한 것이 바로 '카피하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것을 생각하라(never follow and lead)'는 것.사실 이 같은 창조DNA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타타그룹의 모태인 타타스틸은 불가능했던 철 생산 허가권을 가까스로 따냈다. 식민지 기업이 정복자의 핍박에 굴하지 않고 전진한 기업가정신이 이어져오고 있는 것.2008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0위에 오른 이유가 됐다.
◆제3전략-큰 기업을 삼켜 인재를 구하라
이처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힐 수 있었던 타타그룹의 비결은 '보아뱀' 전략에 있다. 자신보다 큰 먹이를 삼키는 보아뱀처럼 자산 규모가 더 큰 기업을 인수한다는 것, 타타그룹은 이를 통해 단기간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인재와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시장을 공략해왔다. 2007년 세계 56위의 타타스틸은 세계 9위의 조강 생산능력을 가진 코러스(영국)를 121억달러에 인수,일약 세계 5위의 철강회사로 도약했다. 타타모터스 역시 2008년 영국의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23억달러에 인수했다.
타타그룹은 기업 인수를 통해 업무 효율과 재무적 이익만 강조하는 서구 기업(2005년 미국 M&A 관련 해고자 7만여명)과 달리 피인수 기업의 인재가치를 발전시키는 데 힘을 쏟는다. 피인수 기업 인재를 대상으로 윤리,일관성,고객서비스,업무효율성 등 5가지 가치로 묶어 한덩어리로 만든다.
◆제4전략-국적 · 나이를 묻지마라
2000년 AIG와 통합된 타타AIG 사례에서는 인재라면 국적도 나이도 묻지 않는다는 전략을 볼 수 있다. 인도 초콜릿업체에서 타타AIG로 2003년 이직한 나타샤 조시 HR팀장(33)은 "타타 회장은 항상 사람들을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중요한 직책도 기술만 있으면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맡을 수 있다. 철저한 기술 베이스다. 타타그룹은 연초에 개인과 임원이 함께 모여 개인의 성과 로드맵을 짠다. 업무 목표와 현재의 역할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한 이른바 'TNA(training needs analasis)'다. 이를 토대로 정기적인 코칭을 받는다. 또 1년에 4명은 특별히 선발해 '차세대 리더'로 키운다. 홍콩에서 1년 동안 트레이닝도 받게 하고,3개월 동안 비즈니스스쿨에도 보낸다. 30대 초반에 임원진이 된 나타샤의 경우 차세대 리더 성적이 뛰어나 초고속 승진했다.
뭄바이(인도)=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