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의 힘'…하이닉스, 8분기만에 적자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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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연봉 깎으면서 R&D투자
D램값 상승…3분기 영업익 2090억
D램값 상승…3분기 영업익 2090억
하이닉스반도체가 2007년 3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처음으로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180억원,영업이익 2090억원,순이익 2460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23일 발표했다.
◆대만 · 일본업체들은 여전히 고전중
흑자전환 일등 공신은 반도체 가격 상승이다. D램 값은 지난 3분기 동안 전분기보다 평균 26% 올랐다. 세계 2위 D램 회사인 하이닉스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은 모두 예상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난야 테크놀로지와 이노테라 등 대만 D램 업체들은 3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8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일본 엘피다도 영업이익률이 0.5%에 그쳤다. 하이닉스의 실적이 돋보이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자구노력과 R&D(연구 · 개발) 투자를 그 요인으로 꼽는다.
하이닉스는 2007년 들어 반도체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시련에 빠졌다. 대만 D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림에 따라 시장에는 D램이 넘쳐났고,가격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탓이다. 뱃심 좋은 기업만이 살아남는 '치킨 게임'의 시작이었다.
2007년 4분기에 18분기 만에 처음으로 31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세계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D램 가격은 올해초 0.81달러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독일 키몬다가 파산하고 엘피다는 공적자금을 받아 겨우 회생하는 등 '치킨 게임'의 피해자가 속출했다. 하이닉스 역시 2007년 4분기 이후 7분기 동안 누적적자가 2조9000억원에 달했다.
◆사장 연봉 35% 깎아도 연구인력 채용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올 들어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자신의 연봉부터 35%를 깎았다. 전 직원들도 2주씩 무급휴가를 보내 인건비를 줄였다. 노후화된 반도체 장비는 팔고 미국 오리건주의 유진 공장도 매각키로 했다.
하지만 R&D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 "기술투자를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올해 일반 신입사원 채용은 포기하고 R&D 인력만 100여명을 채용했다. 이런 투자의 결과는 기존 제품보다 전력소모량을 30% 줄인 2세대 D램(DDR3) 개발로 이어졌다. 연말 양산에 들어가면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40나노급(44나노)을 생산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3분기 들어 D램 수요가 증가하면서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12% 늘었다. 낸드 플래시 값도 3분기에 4%나 올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가격 상승과 함께 지속적인 R&D 투자가 영업이익률 10%대를 회복하며 흑자 전환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남은 숙제는 '주인 찾기'
4분기 이후 하이닉스의 실적 호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D램 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시스템(OS) 윈도7 효과와 맞물려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어 하이닉스의 미래는 낙관하기 힘들다. 채권단 지분 일부만 인수하겠다는 효성이 다음 주까지 자금조달 계획 등을 포함한 인수제안서를 내기로 했다. 이것을 채권단이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매각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측은 "매각은 채권단의 결정사항"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대만 · 일본업체들은 여전히 고전중
흑자전환 일등 공신은 반도체 가격 상승이다. D램 값은 지난 3분기 동안 전분기보다 평균 26% 올랐다. 세계 2위 D램 회사인 하이닉스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은 모두 예상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난야 테크놀로지와 이노테라 등 대만 D램 업체들은 3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8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일본 엘피다도 영업이익률이 0.5%에 그쳤다. 하이닉스의 실적이 돋보이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자구노력과 R&D(연구 · 개발) 투자를 그 요인으로 꼽는다.
하이닉스는 2007년 들어 반도체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시련에 빠졌다. 대만 D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림에 따라 시장에는 D램이 넘쳐났고,가격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탓이다. 뱃심 좋은 기업만이 살아남는 '치킨 게임'의 시작이었다.
2007년 4분기에 18분기 만에 처음으로 31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세계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D램 가격은 올해초 0.81달러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독일 키몬다가 파산하고 엘피다는 공적자금을 받아 겨우 회생하는 등 '치킨 게임'의 피해자가 속출했다. 하이닉스 역시 2007년 4분기 이후 7분기 동안 누적적자가 2조9000억원에 달했다.
◆사장 연봉 35% 깎아도 연구인력 채용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올 들어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자신의 연봉부터 35%를 깎았다. 전 직원들도 2주씩 무급휴가를 보내 인건비를 줄였다. 노후화된 반도체 장비는 팔고 미국 오리건주의 유진 공장도 매각키로 했다.
하지만 R&D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 "기술투자를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올해 일반 신입사원 채용은 포기하고 R&D 인력만 100여명을 채용했다. 이런 투자의 결과는 기존 제품보다 전력소모량을 30% 줄인 2세대 D램(DDR3) 개발로 이어졌다. 연말 양산에 들어가면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40나노급(44나노)을 생산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3분기 들어 D램 수요가 증가하면서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12% 늘었다. 낸드 플래시 값도 3분기에 4%나 올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가격 상승과 함께 지속적인 R&D 투자가 영업이익률 10%대를 회복하며 흑자 전환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남은 숙제는 '주인 찾기'
4분기 이후 하이닉스의 실적 호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D램 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시스템(OS) 윈도7 효과와 맞물려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어 하이닉스의 미래는 낙관하기 힘들다. 채권단 지분 일부만 인수하겠다는 효성이 다음 주까지 자금조달 계획 등을 포함한 인수제안서를 내기로 했다. 이것을 채권단이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매각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측은 "매각은 채권단의 결정사항"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