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수락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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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된 현대重 오종쇄 위원장
현대차와 연대 가능성도 시사
현대차와 연대 가능성도 시사
"배 5척이 인도되지 않고 바다에 떠 있는데 강성 후보라니.""변화를 강조하는 오종쇄식 리더십이 현대중공업 노동운동을 다시 한번 바꿔 놓았다. "
23일 현대중공업 18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오종쇄 현 위원장이 63.74%의 압도적인 지지로 강경 성향의 정병모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하자 조합원들은 '오종쇄식 리더십'의 승리라며 반겼다.
조합원들은 오 위원장이 지난 2년간 보여준 온건실리 노동운동에 역대 최고의 지지율(7대 위원장 단독 선거 제외)로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한 조합원은 "오 위원장의 리더십은 투쟁하지 않을테니 돈을 달라는 저급한 실리가 아니라 해박한 지식과 사고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결단하는 선진형 고급 실리를 추구해 좋다"고 말했다.
그의 유연성은 금융위기로 수주 물량이 급감하는 등 경영위기가 불어닥친 지난 3월 대의원과 나눈 대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조선업황이 어려우니 노조도 고통 분담에 동참하자.노조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장시간 조합원을 설득했다. 그 자리에서 오 위원장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 위원장은 이후 임금결정권을 사측에 위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울산 앞바다에 자신들이 만든 배 5척이 발주사에 인도되지 않은 채 둥둥 떠 있는 현실을 목격해 온 조합원들은 결국 오 후보를 지지했다.
오 위원장은 투쟁의 상징인 빨간 조끼를 벗어던지고 세일즈맨으로 나서는 유연성도 보였다. 그는 지난해 카를로스 라헤 쿠바 부통령을 만나 "맡겨만 주면 납기 내에 세계 최고의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말해 34개 지역의 발전엔진 공사를 수주하는 데 일조했다.
오 위원장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대해서도 반대만 하는 한국노총 등과 다른 노선을 걸을 전망이다. 당선 직후 그는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안 간다는 전제만 보장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정치헌금처럼 전임자 임금에 쓰이는 조합원 회비도 같은 혜택을 줄 수 있지 않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또 노동운동 노선이 비슷한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오 위원장은 "이 지부장과는 오래 전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면서 "앞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노동운동 방향에 대해 서로 교류하겠다"고 말했다. 강경 일변도인 민주노총에 맞설 수 있는 연합세력을 구축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오 위원장의 당선은 노조도 고용 안정과 조합원들의 복지를 먼저 생각하는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노동지도자를 요구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울산=하인식 기자 upyks@hankyung.com
23일 현대중공업 18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오종쇄 현 위원장이 63.74%의 압도적인 지지로 강경 성향의 정병모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하자 조합원들은 '오종쇄식 리더십'의 승리라며 반겼다.
조합원들은 오 위원장이 지난 2년간 보여준 온건실리 노동운동에 역대 최고의 지지율(7대 위원장 단독 선거 제외)로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한 조합원은 "오 위원장의 리더십은 투쟁하지 않을테니 돈을 달라는 저급한 실리가 아니라 해박한 지식과 사고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결단하는 선진형 고급 실리를 추구해 좋다"고 말했다.
그의 유연성은 금융위기로 수주 물량이 급감하는 등 경영위기가 불어닥친 지난 3월 대의원과 나눈 대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조선업황이 어려우니 노조도 고통 분담에 동참하자.노조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장시간 조합원을 설득했다. 그 자리에서 오 위원장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 위원장은 이후 임금결정권을 사측에 위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울산 앞바다에 자신들이 만든 배 5척이 발주사에 인도되지 않은 채 둥둥 떠 있는 현실을 목격해 온 조합원들은 결국 오 후보를 지지했다.
오 위원장은 투쟁의 상징인 빨간 조끼를 벗어던지고 세일즈맨으로 나서는 유연성도 보였다. 그는 지난해 카를로스 라헤 쿠바 부통령을 만나 "맡겨만 주면 납기 내에 세계 최고의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말해 34개 지역의 발전엔진 공사를 수주하는 데 일조했다.
오 위원장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대해서도 반대만 하는 한국노총 등과 다른 노선을 걸을 전망이다. 당선 직후 그는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안 간다는 전제만 보장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정치헌금처럼 전임자 임금에 쓰이는 조합원 회비도 같은 혜택을 줄 수 있지 않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또 노동운동 노선이 비슷한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오 위원장은 "이 지부장과는 오래 전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면서 "앞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노동운동 방향에 대해 서로 교류하겠다"고 말했다. 강경 일변도인 민주노총에 맞설 수 있는 연합세력을 구축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오 위원장의 당선은 노조도 고용 안정과 조합원들의 복지를 먼저 생각하는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노동지도자를 요구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울산=하인식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