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은 160여종의 라면이 각축을 벌이는 국내 라면시장에서 25%의 점유율로 단연 1위인 제품이다. 올 상반기엔 불황에도 1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1986년 출시 이후 올 7월까지 23년간 180억개를 팔았고,연간 국내 판매량만 해도 약 8억개에 이른다. 신라면 8억개의 면발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 998바퀴를 두를 수 있다.

농심은 1년 이상 제품 연구에 투자한 결과 붉은 고추와 쇠고기가 조화된 스프,매끄럽고 부드러운 면발을 개발했다. 표고버섯 · 건파 · 마늘로 구성된 별첨스프가 향미를 더했다. 2000년부터는 '사랑나눔 콘서트'를 열어 고객들로부터 입장료 대신 1인당 신라면 2개를 받아 적십자사에 기부하고 있다.

최근 농심의 화두는 신라면의 글로벌화다. 신라면은 △미국 월마트,코스트코 △프랑스 까르푸 △일본 세븐일레븐,이토요카도 등 세계 70여개국 유명 유통업체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920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농심 전체 해외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2004년 일본 도쿄TV에서 명품 브랜드로 선정돼 뉴스를 탔고 2007년 일본능률협회컨설팅의 1위 브랜드로 선정됐다. 세계 라면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현지 라면보다 가격이 2~3배 비싼데도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농심은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 1999년부터 중국에서 한 · 중 · 일 정상급 바둑기사들이 실력을 겨루는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을 열고 있다. 최근에는 박지성 선수를 모델로 기용했다. 올초 신라면의 대표 수출국 10곳을 선정,신라면 1개 가격을 비교한 '신라면 지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농심은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5년에는 매출 4억원 중 1조원을 해외사업에서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동북아(중국),미주(미국),동남아(베트남),유럽연합(러시아) 등 글로벌 4개 권역별 생산 판매체계를 구축하고 해외 생산거점을 4개에서 9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베트남 호찌민과 러시아 모스코바에 현지사무소를 개설하고 동남아와 유럽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박준 농심 국제사업총괄은 "경쟁력 있는 식품 개발력과 한국적인 맛을 세계에 선보이며 글로벌 농심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