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2년 전 녹차에서 독성 농약이 검출됐다는 보도의 충격이 수그러들고 웰빙족의 수요가 늘면서 녹차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녹차를 활용한 제품도 음료는 물론 햄,식용유,콜라와 금(金)녹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남 보성군의 보향다원은 벤처기업 DNS월드와 공동으로 '금 녹차'(사진 왼쪽)를 개발,올 추석시즌 현대백화점에서 판매했다. 녹차 1㎏당 0.13㎎의 금이 함유된 제품으로,순금 용액을 토양에 밑거름으로 뿌린 뒤 수확하는 재배법을 이용했다. 가격은 고급 녹차보다 5~10배 비싼 50만원(40g · 2개)에 이른다. 이석재 DNS월드 대표는 "추석시즌에만 백화점에서 판매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몰려 백화점 입점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에선 녹차 성분인 카테킨이 함유된 '코카콜라 라이트 녹차'가 지난 6월 출시돼 화제가 됐다.

식용유,햄,죽 등 식품 분야에서도 녹차를 응용한 제품 개발이 활발하다. 보성녹차영농조합은 지난 7월 녹차잎 추출물을 함유한 녹차식용유를 출시했다. 일본,중국 업체가 녹차의 '씨앗'에서 유지를 추출한 적은 있지만 녹차 잎에서 추출한 것은 처음이다. 기존 제품 중에는 동원F&B의 통조림햄 '리챔 녹차 숙성'(오른쪽)이 올 1~9월 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70% 신장했다. CJ제일제당의 '녹차죽'은 흰쌀죽과 녹차가 함유된 오차즈케 분말을 넣은 제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스크림에서도 녹차의 인기가 거세다. 롯데제과 '나뚜루'의 녹차 아이스크림은 올 들어 월평균 7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월 5억원)보다 40% 신장했다. 해태제과는 지리산 녹차가 함유된 아이스크림 '햇살 머금은 녹차'를 이달 초 내놨다.

녹차음료 시장에선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녹차 브랜드 '설록'이 최근 '몸이 가벼워지는 물,워터플러스'와 '머리가 맑아지는 물,브레인플러스'를 잇달아 내놓았다. 동원F&B는 '보성녹차' 제품 라인업을 확대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해 아이스티와 결합한 녹차,중장년층을 위한 홍삼 성분이 들어간 녹차 등 다양한 보성녹차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차 티백 수요도 뚜렷한 회복세다. 롯데마트에서 2007년 8월 녹차 티백 판매량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해 8월 80.6까지 떨어졌다가 올 8월엔 106.0으로 회복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