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반도체 전쟁 '치킨 게임'의 승자 대열에 합류하며 올 3분기 2년 만에 흑자전환한 데다 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앞다퉈 높여 '매수' 추천에 나서는 분위기다.

IBK투자증권은 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6851억원에 달해 2006년 4분기 이후 3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여덟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거둔 3분기 영업이익(2093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증권사 이가근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세를 감안하면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률이 각각 28%와 1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D램의 경우 재고가 거의 없어 반도체 가격 상승이 하이닉스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시세보다 40%가량 높은 3만원으로 설정하고 '강력 매수' 의견을 내놨다.

씨티그룹도 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을 3분기보다 2배 이상 많은 551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D램 가격이 두 자릿수(1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한 분석이다.

씨티그룹은 "우리 전망은 오히려 보수적"이라며 "내년에도 D램과 낸드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반도체 가격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목표주가는 3만1000원이며 조정시마다 매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 같은 전망에 근거해 내년 3월까지는 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증권사 김장렬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원도7 출시로 4분기에 15~20%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1분기에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들지만 아직 기술력이 부족한 대만 등 경쟁사들이 50나노 반도체 본격 양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외에도 한화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등이 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도이체방크와 JP모간 대우증권 등은 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좋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꼭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훨씬 많은 편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