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라이벌의 3라운드'.국내 홈쇼핑 1,2위 업체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이 '브랜드전(戰)'으로 다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지난 5월 CJ오쇼핑이 회사명을 바꾸자,이번엔 GS홈쇼핑이 통합 브랜드 'GS SHOP(지에스숍)'을 선보이며 응수한 것이다.

◆태생적 라이벌

국내에 홈쇼핑 시대를 연 두 회사는 같은 날 출발한 '태생적 라이벌'이다. 1995년 8월1일 한국홈쇼핑(현 GS홈쇼핑)이 만능 리모컨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고,이에 질세라 CJ오쇼핑의 전신인 39쇼핑도 뻐꾸기시계 판매방송으로 첫 전파를 쐈다. 1997년 한국홈쇼핑이 LG홈쇼핑으로 사명을 바꾸자,3년 뒤엔 CJ그룹이 39쇼핑을 인수해 LG와 CJ 간 2라운드가 펼쳐졌다. 서로 자존심을 건 외형 경쟁에서부터 온라인몰,해외사업 등으로 전선을 넓혔다.

2005년 GS그룹 분리로 LG홈쇼핑은 GS홈쇼핑이 됐고,CJ홈쇼핑은 올 들어 온라인 · 온에어 · 옵티멈(최적) 등을 뜻하는 오쇼핑으로 이름을 바꾸고 취급상품 · 서비스의 고급화를 선언했다. 이에 GS홈쇼핑이 통합 브랜드로 정면 대응해 3라운드를 맞게 됐다.

◆GS홈쇼핑의 맞대응 전략

GS홈쇼핑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1월1일부터 'GS SHOP(지에스숍)'으로 브랜드를 통일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TV홈쇼핑(GS홈쇼핑) △인터넷몰(GS이숍) △쇼핑 카탈로그(GS카탈로그) △T커머스(GS티숍) 등 제각각이던 브랜드를 'GS SHOP'으로 일원화하고 GS이숍도 주소를 'www.gsshop.com'으로 바꾼다. 단순히 브랜드만 바꾸는 게 아니고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전문가들이 상품을 분석하는 '5인5색',실험 카메라를 동원해 상품을 조명하는 '어떻게(How)' 등 파격적인 7개 프로그램도 새로 선보인다.

허태수 GS홈쇼핑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차별화가 없던 홈쇼핑업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CJ오쇼핑보다 먼저 준비해 온 브랜드 프로젝트"라며 "CJ오쇼핑이 먼저 치고 나간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CJ가 TV홈쇼핑에 집중하는 반면 우리는 다양한 유통 채널 전체를 아우른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CJ오쇼핑을 의식한 맞대응인 셈이다.

◆CJ오쇼핑,해외사업 주력

먼저 '얼굴'을 바꾼 CJ오쇼핑은 일단 GS홈쇼핑의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는 지난 5월 간담회에서 "국내 시장에서 파이를 더 먹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혁신적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하며 그 핵심은 글로벌 시장"이라고 말했다. 중국 충칭에만 나가있는 GS홈쇼핑과 달리,CJ오쇼핑은 중국 상하이 · 톈진에 이어 인도에도 진출했다. 총 매출과 온라인몰은 GS홈쇼핑이 앞서지만,TV홈쇼핑과 해외사업에선 CJ오쇼핑이 강세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바짝 쫓아오는 CJ오쇼핑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통합 브랜드라는 승부수를 던진 GS홈쇼핑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업계에선 주목하고 있다. 국내 홈쇼핑시장이 연간 4조원대로 커졌지만 4년째 정체상태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