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강국이 모여 있는 유럽.그 중에서도 독일과 이탈리아는 단연 압권이다. 포르쉐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등이 독일을 대표한다면,페라리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알파로메오는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대표적 브랜드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대체 어떤 축복을 받았길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자동차 브랜드를 여러 개씩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사실 이들 국가가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은 역설적으로 2차 세계대전 덕분이다. 히틀러의 명령에 의해 폭스바겐이 탄생했듯,이탈리아에선 피아트가 군수산업을 바탕으로 세를 불렸다. 이런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대규모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독일 폭스바겐과 이탈리아 피아트는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많다. '국민차'란 뜻의 폭스바겐만큼이나,피아트 역시 이탈리아에서 국민차 브랜드로 통한다. 폭스바겐에 세계적 베스트셀링카 '비틀'이 있다면 피아트에는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그에 대적할 '500'(사진)이 있다. 500(Chinguecento · 친퀴첸토)은 폭스바겐 비틀의 성공에 자극받아 1957년 처음 생산됐다. 폭스바겐 비틀이 그랬던 것처럼 500 역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실용적이면서 경제적으로 탈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는 피아트의 창립 이념인 '자동차는 부자의 전유물이 돼선 안 된다'는 이념과 일맥 상통한다.

479cc의 2기통 공랭식 후미엔진으로 출시됐던 500은 어찌 보면 선루프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캔버스로 된 '반접이식 톱'이란 특이한 형식으로 탄생했다.

기름기를 쫙 빼고 꼭 필요한 기능 등 기본기에 충실하게 설계된 500은 어찌나 튼튼하고 알차게 만들었던지 이탈리아와 일부 유럽에선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도로 위에서 씽씽 달리고 있다. 저렴한 가격까지 무기로 갖춘 500은 1957년 탄생부터 1970년 단종까지 500만대 이상 팔렸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유럽인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2007년 7월 500은 정확히 50년 만에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성대한 이벤트를 통해 부활했다. 국민차답게 신모델 발표장에 이탈리아 총리가 참석했다. 민영TV에서 생중계할 정도로 현지인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앙증맞은 외모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인테리어와 휠,외관 컬러는 다양한 개성을 반영했다. 열쇠 디자인만 무려 9종에 이를 정도다.

출시 전부터 2만5000대가 예약됐을 만큼 인기를 끈 500.그 500과 함께 피아트는 페라리 마세라티 란치아 알파로메오 등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세계적 자동차 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

수입차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