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였나?' 렉서스 ES350의 시동버튼을 누른 뒤 들었던 생각이다. 워낙 조용해서다.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으니 스르륵 움직였다. 엔진음이 일시에 커지거나 진동이 심해지지 않았다. ES350은 렉서스가 안락한 승차감 면에서 왜 세계 최고란 찬사를 받고 있는지 잘 보여줬다.

렉서스의 ES 시리즈는 2004년부터 3년 동안 국내에서 연간 판매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차량이다. 최근 내외부 디자인을 바꿨다. 우선 전조등을 비롯한 전면부를 강하고 날카롭게 변경했다. 실내 천장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적용했다.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고정식 채광창과 앞좌석 탑승자를 위한 슬라이딩 문루프를 달았다. 이 같은 장치들이 실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했다.

ES350의 3.5ℓ V6 엔진은 부드럽게 힘을 끌어 올렸다. 최고출력 277마력 및 최대토크 35.3㎏ · m를 내는데,6단 자동 ECT-i 변속기와 어울려 변속 충격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약 2t의 무게 때문에 차량이 좀 무겁게 느껴졌지만,3500cc 엔진이 좀 넘친다 싶을 정도로 순간적인 힘을 발휘했다.

ES350이 푹신한 승차감만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변속기어를 일반 'D'(주행)에서 'S'(스포츠)로 바꾸면 단단하고 역동적인 주행감을 즐길 수 있다. 다만 S로 변속하면,자동으로 4단 기어로 셋업되는 만큼 수동 모드에서 상 · 하단 변속을 해주는 게 좋다.

ES350에는 세밀한 곳까지 신경쓰는 일본인들의 장인정신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가 각자 개별 온도를 설정할 수 있고,전동식 시트는 1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앞좌석 사이드 창엔 운전 중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발수표면(빗물이 튀어 오르도록 만든 기술) 기술을 적용했다. 무릎보호용을 포함해 총 10개 에어백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렉서스 중 최초로 AFS(자동 전조등 장치)를 장착했는데,야간에 곡선로를 주행할 때 전조등을 자동으로 움직여주면서 시야 확보를 돕도록 했다. 오디오 장치는 최신형 마크 레빈슨 시스템이다. 14개의 스피커를 달았고 운전자가 주차 중 7인치 스크린으로 DVD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신형 한글 내비게이션이 더욱 편리해졌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렉서스 ES350

배기량(cc) : 3456
길이×폭×높이(㎜) : 4875×1820×1450
최고출력(마력/rpm) : 277/6200
최대토크(㎏·m/rpm) : 35.3/4700
연비(㎞/ℓ) : 9.8
가격(만원) : 5950~6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