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유럽연합(EU)의 초대 대통령을 뽑는 레이스가 시작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EU 대통령으로 유력한 가운데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출사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융커 총리는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룩셈부르크는 소국이지만 나는 난쟁이가 아니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융커 총리는 러시아 중국 정상들과 오랜 친분을 쌓았다는 점도 강조했다.영국과 프랑스 등은 블레어 전 총리가 세계 정상들과 폭넓은 교분을 맺고 있는데다 EU를 대표할만한 인지도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그를 지지하고 있다.FT는 융커 총리가 EU대통령직을 맡을 가능성은 낮지만 룩셈부르크가 EU 창설 6개국중 하나인데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카 그를 지지할 것으로 보여 블레어의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파리에서 만찬을 갖고 블레어 전 총리를 EU대통령 후보로 내세울 것인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블레어 전 총리를 적극 지지하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달리 메르켈 총리는 그가 EU대통령을 맡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인 그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옹호하며 EU를 분열시킨데다,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가입을 거부하고 EU통합에 여러차례 이의를 제기해온 영국에 EU 대통령직을 맡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오는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EU 대통령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현재 EU 대통령 후보로는 이외에도 얀 피터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EU 27개 회원국중 유일하게 리스본조약 비준을 못 마친 체코 헌법재판소는 리스본조약 위헌심판 청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27일 밝혔다.헌재는 다음달 3일 다시 심리키로 했으나 결론이 나올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헌재의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리스본조약 비준 서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