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KIA 타이거즈 감독 "상현아 편하게 쳐라" 다독이니 홈런 팡팡 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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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2% 소통으로 채운 조범현 KIA감독
"상현아,홈런 안맞는 투수없고 삼진 안당하는 타자없다. 여기서는 편안하게 휘둘러라."
조범현 KIA 타이거즈 감독(49)은 지난 4월 LG 트윈스에서 이적해온 김상현(29)의 부진한 이유를 꿰뚫고 있었다. 그의 잠재력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었지만 타석에만 서면 생기는 불안감이 성적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게 조 감독의 진단이었다. 조 감독은 김상현을 불러 마라톤 대화를 나누고 주전을 보장해줘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도록 했다. 홈런 1위(36개),타점 1위(127점),장타율 1위(0.632) 등 타격 3관왕에 오른 김상현의 대활약 뒤에는 조 감독의 '기다림의 야구'가 있었다.
조 감독은 12년 만에 KIA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비결로 달라진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꼽았다. 그는 "작년 KIA 사령탑을 맡았을 때 선수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팽배했다"며 "게다가 몇몇 선수들은 자기중심적인 플레이를 해 팀워크가 좀처럼 발휘되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조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모든 선수가 자연스럽게 팀을 위해 뛸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줬다. 그는 "선수단 미팅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시간도 자주 가졌다"며 "무엇보다 팀내 소통이 원활해지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근성이 부족했던 선수,개인 성적만 좇는 선수 등도 팀 플레이를 하면 이긴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된 것.이때부터 선수들은 자기 역할을 깨닫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 조 감독의 설명이다. 특히 조 감독은 이종범 김상훈 등 고참들의 희생적인 플레이를 칭찬했다. 그는 "종범이는 얼마 남지않은 선수생활 때문에 기록에 욕심이 있었을텐데 번트,대주자 등도 마다하지 않는 자기 희생으로 팀을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KIA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했지만 조 감독 눈에는 아직 부족한 팀이다. 그는 "우리 팀 전력은 내가 생각한 수준의 70% 정도로 수비와 공격의 세밀함 등이 부족하다"며 "내년에도 최종 목표는 우승이지만 그에 앞서 새로운 비전을 갖고 팀을 리빌딩해 늘 상위권에서 움직이는 구단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또 "특히 왼손 투수 등 불펜진이 더 필요하고 팀의 스피드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올해 계약이 끝나지만 재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KIA의 성장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갔다. 시즌 초 무모한 전략이라고 비판받았던 6선발 체제도 장기포석이었다. 보통 3~4선발 구성으로 팀의 에이스들만 출전시켜 전력을 극대화하지만 조 감독은 투수를 충분히 쉬게 하고 선발 투수감을 찾기 위해 한동안 6선발 체제를 고집했다. 이 작전은 후반기에 진가를 드러냈다. 8월 한달 동안 최다승(20승)을 챙겼고 양현종같은 유망한 선발 투수도 찾아냈다. 연일 '블론세이브'(구원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해 세이브를 놓치는 경기)를 기록해 팬들의 가슴을 태웠던 한기주를 내치지 않은 것도 팀의 장기전략 때문이다. 조 감독은 "기주는 앞으로 팀을 위해 필요한 투수"라며 "기주의 부진으로 한때 힘들었지만 구단의 장래와 본인의 야구 인생을 위해서 자신이 납득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최종 7차전 9회말에 운명이 갈린 명수부였다. 그렇지만 정작 조 감독의 간장은 녹을 대로 녹아버렸다. 그는 "6차전을 내줬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6차전에서 끝낼 생각이었는데 지고 나서 무엇보다 선수들이 당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한국시리즈 도중 '우주의 기운이 타이거즈를 감싸고 있다' 등 자신감 넘치는 말을 한 것도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하고 성격도 모질지 못해 전술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것보다 집중력과 자신감을 키워야했다"며 "이런 이유로 선수들에게 최면을 걸었고 나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불안한 요소를 없애야 했다"고 웃었다.
조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한 SK 김성근 감독의 30년 제자다. 그는 "고등학교 때는 훈련을 많이 해서 좋은 기억이 없다"면서도 "야구의 흐름 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야구를 배웠기 때문에 영향은 받았지만 나도 코치 생활만 10년 넘게 해서 내 나름대로 야구철학과 팀관리 방법이 있다"며 "SK와 KIA의 투수 운용만 봐도 극단적이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조 감독은 올해 '작두탄 조갈량'으로 불렸다. 대타홈런을 7개나 기록한 데다 올시즌 나온 대타 만루홈런 2개도 모두 KIA 차지였기 때문.그는 "트레이너 코치,타격 코치 등에게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세세하게 듣고 선수가 선호하는 구질,특정 투수와의 타율 등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며 "감각적인 부분도 필요한데 올해는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광주=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조범현 KIA 타이거즈 감독(49)은 지난 4월 LG 트윈스에서 이적해온 김상현(29)의 부진한 이유를 꿰뚫고 있었다. 그의 잠재력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었지만 타석에만 서면 생기는 불안감이 성적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게 조 감독의 진단이었다. 조 감독은 김상현을 불러 마라톤 대화를 나누고 주전을 보장해줘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도록 했다. 홈런 1위(36개),타점 1위(127점),장타율 1위(0.632) 등 타격 3관왕에 오른 김상현의 대활약 뒤에는 조 감독의 '기다림의 야구'가 있었다.
조 감독은 12년 만에 KIA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비결로 달라진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꼽았다. 그는 "작년 KIA 사령탑을 맡았을 때 선수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팽배했다"며 "게다가 몇몇 선수들은 자기중심적인 플레이를 해 팀워크가 좀처럼 발휘되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조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모든 선수가 자연스럽게 팀을 위해 뛸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줬다. 그는 "선수단 미팅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시간도 자주 가졌다"며 "무엇보다 팀내 소통이 원활해지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근성이 부족했던 선수,개인 성적만 좇는 선수 등도 팀 플레이를 하면 이긴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된 것.이때부터 선수들은 자기 역할을 깨닫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 조 감독의 설명이다. 특히 조 감독은 이종범 김상훈 등 고참들의 희생적인 플레이를 칭찬했다. 그는 "종범이는 얼마 남지않은 선수생활 때문에 기록에 욕심이 있었을텐데 번트,대주자 등도 마다하지 않는 자기 희생으로 팀을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KIA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했지만 조 감독 눈에는 아직 부족한 팀이다. 그는 "우리 팀 전력은 내가 생각한 수준의 70% 정도로 수비와 공격의 세밀함 등이 부족하다"며 "내년에도 최종 목표는 우승이지만 그에 앞서 새로운 비전을 갖고 팀을 리빌딩해 늘 상위권에서 움직이는 구단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또 "특히 왼손 투수 등 불펜진이 더 필요하고 팀의 스피드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올해 계약이 끝나지만 재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KIA의 성장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갔다. 시즌 초 무모한 전략이라고 비판받았던 6선발 체제도 장기포석이었다. 보통 3~4선발 구성으로 팀의 에이스들만 출전시켜 전력을 극대화하지만 조 감독은 투수를 충분히 쉬게 하고 선발 투수감을 찾기 위해 한동안 6선발 체제를 고집했다. 이 작전은 후반기에 진가를 드러냈다. 8월 한달 동안 최다승(20승)을 챙겼고 양현종같은 유망한 선발 투수도 찾아냈다. 연일 '블론세이브'(구원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해 세이브를 놓치는 경기)를 기록해 팬들의 가슴을 태웠던 한기주를 내치지 않은 것도 팀의 장기전략 때문이다. 조 감독은 "기주는 앞으로 팀을 위해 필요한 투수"라며 "기주의 부진으로 한때 힘들었지만 구단의 장래와 본인의 야구 인생을 위해서 자신이 납득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최종 7차전 9회말에 운명이 갈린 명수부였다. 그렇지만 정작 조 감독의 간장은 녹을 대로 녹아버렸다. 그는 "6차전을 내줬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6차전에서 끝낼 생각이었는데 지고 나서 무엇보다 선수들이 당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한국시리즈 도중 '우주의 기운이 타이거즈를 감싸고 있다' 등 자신감 넘치는 말을 한 것도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하고 성격도 모질지 못해 전술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것보다 집중력과 자신감을 키워야했다"며 "이런 이유로 선수들에게 최면을 걸었고 나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불안한 요소를 없애야 했다"고 웃었다.
조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한 SK 김성근 감독의 30년 제자다. 그는 "고등학교 때는 훈련을 많이 해서 좋은 기억이 없다"면서도 "야구의 흐름 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야구를 배웠기 때문에 영향은 받았지만 나도 코치 생활만 10년 넘게 해서 내 나름대로 야구철학과 팀관리 방법이 있다"며 "SK와 KIA의 투수 운용만 봐도 극단적이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조 감독은 올해 '작두탄 조갈량'으로 불렸다. 대타홈런을 7개나 기록한 데다 올시즌 나온 대타 만루홈런 2개도 모두 KIA 차지였기 때문.그는 "트레이너 코치,타격 코치 등에게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세세하게 듣고 선수가 선호하는 구질,특정 투수와의 타율 등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며 "감각적인 부분도 필요한데 올해는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광주=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