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은 기부금의 70% 이상을 개인이 내고 있습니다. 기부문화가 개인 중심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사회문화로 자리잡아야 비로소 소외 계층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입니다. "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은 28일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아직도 기업이 주도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개인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되 회사도 그만큼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형식으로 '희망배달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2006년부터 실시한 희망배달 캠페인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개인 기부 프로그램이다. 직원 개인 기부금은 1계좌에 2000원.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 계좌 수를 결정하면 매달 급여에서 자동이체해 희망기금으로 적립한다. 여기에 회사에서 출자한 돈까지 합쳐져 저소득 계층 아동의 생활비 보조나 희망장난감 도서관 건립비 등으로 쓰인다. 임직원들은 본인이 기부한 기부금의 사용처와 후원자를 희망배달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일반 도서관이 아닌 장난감 도서관을 짓는 이유에 대해 구 부회장은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이라는 진부하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회공헌 활동이 일시적인 이벤트나 홍보가 되면 곤란하다"며 "임직원 모두가 사회공헌 활동에 장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기업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융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게 구 부회장의 설명이다.

또 "기부를 통한 사회공헌 외에 친환경 활동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경기도와 함께 팔당 상수원 수질 개선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활동의 규모를 매년 확대할 예정이며 새로운 사업도 발굴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