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580선을 밑돌면서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특별한 악재가 없이 나타난 조정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욱 크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에 대해 4분기 실적둔화 우려와 미국 증시 급락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 때문에 단기적으로 조정장에 들어갔다고 입을 모았다.

지지선은 1500에서 156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년쯤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 조정 본격화 되나?

29일 오전 11시2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5.42포인트(2.20%) 떨어진 1574.29를 기록중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이날은 장중 5일선이 60일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나기도 하는 등 '약세장' 신호가 출몰하고 있다. 20일선과 60일선 사이의 데드크로스도 근접 중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 등 기술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주요 이평선이 수렴 이후 확산되고 있어 한달 가까운 기간 동안 조정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 팀장은 이에 따라 지수조정에 따른 지지선을 1530선 내외로 설정할 것을 조언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경기부양 정책이 주가에는 반영됐지만 실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기업들의 실적 발표 모멘텀이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4분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4분기 동안 지수는 1500에서 1700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그간 증시가 많이 오른게 악재로 작용한데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미국 국채가격 반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도 매도세를 부추겼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심 팀장은 "최근 이틀간의 급락으로 악재들을 반영했기 때문에 1560선에서 하락 속도가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기투자 노린 포트폴리오 조정 기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정장을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을 내놨다.

강현철 팀장은 그러나 12월을 전후로 완만한 회복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10월 기간조정 이후 11월 중에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저점을 테스트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2010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연말 수익률 관리에 따른 지수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께부터는 증시가 다시 긍정적인 흐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사이클을 주도할 이차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등 녹색성장 관련주를 저점에 확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선엽 애널리스트도 "길게 보면 그간 증시 상승을 주도해 왔던 IT(정보기술)와 자동차가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IT와 자동차는 구조정을 끝낸데다 우리 기업들이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반면 조선, 해운 등 공급이 과잉 상태인 업종 내 기업 주식은 주가가 많이 빠졌다 해도 당분간 매수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