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패널을 만드는 데 벨벳이 필수 소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입니다. 산업용 벨벳을 개발해 일본에서 전량 수입되는 물량을 국산으로 대체하고 현재 30% 선인 비(非)의류 분야의 생산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제자리걸음 중인 매출을 대폭 끌어올리겠습니다. "

이충열 영도벨벳 사장(41)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지식경제부로부터 부품 · 소재개발사업 수행업체로 지정돼 LCD패널 생산용 연마포(rubbing fiber)를 개발해왔다. 그동안 들어간 연구개발비는 설비비를 포함,100억원이 넘는다.

연마포란 LCD의 화면을 구성하는 전자액정이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될 수 있도록 유리기판을 마찰시키는 소재로 액정분야에서 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특허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관련 공장의 견학조차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심층적인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다. 1㎠ 면적의 베이직(기초섬유) 위에 지름 0.1㎜의 파일(縱섬유)을 4만개 이상 일정 간격으로 심고 파일이 유리기판 위에 물리적으로 미세한 홈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는 중심은 아세테이트,테두리는 레이온으로 된 파일이나 중심에 구멍이 뚫린 중공사(中空絲) 파일로 벨벳을 직조해 LCD 생산용 연마포를 만들었다.

모니터가 작은 1~2세대 LCD 생산에는 이미 여기서 만든 연마포가 쓰이고 있고 모니터가 큰 7~8세대 LCD 생산용 연마포는 재현성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테스트를 거쳐 실제 산업현장에 투입해도 좋다고 검증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LG디스플레이 전 생산라인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소 20만야드,50억원 어치 이상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장은 "산업용 벨벳으로 신규 매출을 창출하고,의류 및 인테리어용 벨벳은 전통문양을 활용한 '한류' 디자인 개발을 통해 점진적으로 시장을 확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SBS의 TV 사극인 '왕과 나''자명고''바람의 화원' 등에 의상,병풍,벽지 등을 협찬해 잊혀져가는 비로드의 명성을 되살린 바 있다. 벨벳의 고풍스러움과 입체감,선명한 컬러는 '카메라발'을 잘 받아 제작진과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