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현물 · 선물을 1조원 가까이 매도한 데 따라 두 달여 만에 1600 밑으로 떨어졌다. 원 · 달러 환율은 한때 1200원 선을 넘는 등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9일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한 끝에 23.86포인트(1.48%) 내린 1585.85에 마감,지난 8월21일(1580.98)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코스닥지수도 6.48포인트(-1.33%) 하락한 482.3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개장 초부터 대거 현물과 선물을 팔아치워 지수 급락을 부채질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63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루 최대 규모다. 선물도 5200억원어치 이상 팔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일부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투자자금을 빼내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34% 급락,3000선이 무너졌으며 대만 증시(-2.37%)와 일본 증시(-1.83%)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원 · 달러 환율은 외국인 주식 매도와 달러 강세로 장중 1206원까지 치솟았다가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급격히 줄여 60전 오른 1196원에 마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회복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 증시 등으로 유입됐던 글로벌 유동성이 빠르게 빠져 나가고 있다"며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부담과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대외 변수로 국내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