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승리로 끝난 10 · 28 재보선 직후부터 여야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당 추스르기에 나섰다.

경기 수원 안산,충북 등 중부권을 내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29일 "결과를 겸손하게 받아들인다"며 일단 자세를 낮췄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세종시 원안추진 등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공감이 가는 서민 중산층 정책은 협력하겠다"며 이전보다 유연해진 모습이다.

정몽준 대표는 "한나라당 당원이자 당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결과를 겸손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번 결과는 한나라당에 대한 새로운 모습과 정치 패러다임을 바꿔달라는 간곡한, 그러나 강력한 요청이고，또 한나라당이 국정을 책임진 당으로서 많은 의석 수에 걸맞은 정치를 보였는가에 대한 국민적 평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내가 아직 '당에 뿌리 내리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도 달게 받겠다"면서 "한나라당은 달라질 것이며 더 노력하고 애쓰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날 민본21을 비롯한 소장파 의원들의 쇄신요구가 불거졌지만 책임론이나 조기 전당대회로까지 확산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재보선 직후 "28일은 모처럼 민주당에 쨍하고 볕이 든 날"이라며 고무됐던 정세균 대표는 "민심이 무섭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세종시뿐 아니라 부자감세 남북문제 등 현 정부의 잘못된 기조를 바꾸라는 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4대강과 관련,정 대표는 "4대강은 대운하의 또 다른 이름이고 국민이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만큼 예산국회에서 그런 뜻을 반영하겠다"며 12월 정기국회에서의 예산심의가 순탄치 않을 것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외고문제나 서민정책은 우리정책을 가져다 쓴 내용이 있고 해서 앞으로 중산층 서민을 위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구동회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