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권한쟁의 심판으로 미디어 관련주들의 주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하루였다. 특히 결과 발표가 예정됐던 오후 2시부터 장마감 시간인 3시까지 한 시간 동안은 불과 1분 만에 하한가로 추락했다가 급속 회복하는 등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주가를 보였다.

29일 코스닥시장에는 장 초반부터 iMBC YTN 한국경제TV 디지틀조선 ISPLUS 등 신문 및 방송 관련 상장사들의 주가가 등락을 거듭했다. 광고 기획사인 제일기획SBS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특히 오후 2시를 넘어서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와 거래량은 한층 숨막히게 요동쳤다. 헌재가 개정 신문법과 방송법 등 미디어법 국회 통과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야당 의원들에 대한 권한 침해가 있었다고 판결하자 증시에서는 즉각 매물이 쏟아졌다. iMBC의 경우 2시5분께 3390원이던 주가가 1분 사이에 2715원으로 추락하며 무려 20%가량 하락했다. 같은 시간 YTN과 디지틀조선도 15%와 16%정도의 폭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디어법이 유효하며 무효확인 소송은 기각됐다는 최종 판결 내용이 알려지면서 오후 2시38~40분 사이 이번에는 관련주들이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기 시작했다.

iMBC가 장 막판 11% 넘게 올랐다가 4.01% 오른 3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 대비 일중 주가 등락폭은 24%에 달했다. SBS도 낙폭을 만회해 0.12% 오른 4만3050원으로 마감됐다. 장중 11%가량 급락했던 한국경제TV도 하락폭이 2.41%로 줄었으며 YTN(-1.83%)과 디지틀조선(-1.25%)은 장막판 매수세가 유입돼 빠른 속도로 반등했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법이 유효하다는 판결은 방송 및 광고시장의 규제 완화로 일찌감치 관련 미디어주에 모아졌던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의미"라며 "중간광고 허용,민영 미디어렙 도입,사업자간 활발한 인수합병(M&A) 논의 등이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 관련주들은 지난 7~8월 연중 최고점을 찍는 등 기대감이 상당부분 반영되며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높은 상태였다"며 "이날 주가가 조정되는 국면에서 오늘 우려감이 커졌지만 일단 제도적 여건은 완비가 된 것으로 시장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미디어시장에 변화가 오긴 쉽지 않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관련주들의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